(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AI 순환투자구조에 대한 우려와 구글 TPU의 급성장 전망에 따라 조정을 받은 가운데, 엔비디아가 구축한 독점적 플랫폼인 '쿠다(CUDA)' 생태계에도 균열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오픈AI를 중심으로 오라클, 코어위브 등이 연결되어 있는 순환투자구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간접적으로 엔비디아의 GPU를 구매해줄 오픈AI의 빠른 실적 정상화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픈AI는 향후 10년간 1조4천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언급한 바 있다. 현재까지 오라클, 코어위브, AWS 등과의 클라우드 설비 임차 계약 및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와의 AI 반도체 구매 계약을 합산하면 향후 7년간 총 7천1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 중 엔비디아의 투자금액을 제외하더라도 6천100억 달러(약 900조 원)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송 연구원은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30억 달러, 소프트뱅크 주도로 400억 달러 등 총 579억 달러(약 80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향후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유치나 대형 기업공개(IPO)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IPO 성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송 연구원은 ▲막대한 적자 규모 ▲AI 버블 논란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소송 제기 ▲지배권 희석을 우려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대 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초기 투자와 달리 이제 투자자들도 적자 축소나 비용 증가율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 등 긍정적 신호 없이는 무조건적인 자금 투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픈AI는 이번 회계연도에 180억 달러 매출에 400억 달러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연구원은 "오픈AI의 실적이 빠르게 정상화되지 못하면 오라클, 코어위브와의 계약 이행이 어려워지고, 이는 결국 엔비디아 GPU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구글의 자체 칩(TPU)을 사용한 '제미나이 3.0'이 엔비디아 GPU 기반의 '챗GPT-5'를 상회하는 성능을 보이고, 메타 등 외부 업체들이 TPU 구매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TPU는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돼 GPU 대비 가격은 절반 이하면서 전력 소모량은 낮아 추론 기능을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구글 내부 사용 비중 증가와 외부 판매 가능성은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AMD 역시 엔비디아와 자사 GPU 모두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HIP'를 개발해 추격에 나섰다. AI 코딩 기술 발전으로 고객들이 AMD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ROCm을 수정하기 쉬워진 점도 AMD의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진정한 위기 상황에 처할지는 '쿠다(CUDA)'가 구축한 아성에 균열이 생길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쿠다는 엔비디아의 독점적 프로그래밍 플랫폼으로, 압도적 시장 지위의 핵심 기반이었다.
하지만 최근 AMD의 HIP와 구글의 파이토치(PyTorch) 지원 기술인 'AOT 오토그라드(Autograd)' 등이 등장하며 쿠다의 장벽을 위협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HIP는 개발자들이 기존 쿠다 코드를 AMD GPU에서도 쉽게 실행할 수 있게 해 전환 비용을 낮춘다"며 "AOT 오토그라드 역시 파이토치 코드와 구글 TPU 하드웨어 간의 성능 병목을 제거해 메타 같은 기업이 기존 코드를 수정 없이 TPU에서 고성능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적 진보로 고객사들이 쿠다 생태계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엔비디아 GPU보다 훨씬 저렴한 AMD GPU나 구글 TPU 사용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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