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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표의 초점] 새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AI 거품 살려낼까

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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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 발표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인선이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싯 위원장을 '잠재적 연준 의장'이라고 이야기하고, 해싯 위원장은 백악관에 자신이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싯 위원장이 의장 자리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차기 의장 선임이 가까워지자 "시장이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해싯 위원장의 연준 의장 '유력설'만으로도 지난달 즉각 하락한 것은, 시장이 해싯 위원장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연준의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이미 여러 차례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반복적으로 "무능하다"고 몰아붙이며 금리 인하를 재촉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하는 연준 의장에 의해 정책 방향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시장이 고대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실제로 주식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가다.

올해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AI) 열풍에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파죽지세로 올랐다가, 거품 우려가 불거지면서 연말이 가까워지자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AI 주식이 연준의 금리 인하 재료에 급등락하며 유동성의 영향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당시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에도 연준은 잇따라 금리를 인하했다. 시장은 매번 '데드캣 바운스'를 보이며 반짝 반등했다. 당시 연준 의장을 빗댄 '그린스펀 풋'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을 정도로 시장은 연준이 결국 기술주를 떠받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이 믿음은 끝내 오판으로 드러났다, 금리 인하가 기술주를 뒷받침하기에는 거품이 너무 거대했고 기술주들은 본래 밸류에이션으로 회귀했으며, 결국 나스닥 지수는 이후 사상 최고치를 회복하는 데 무려 14년이 걸렸다.

오늘날 AI가 주도하는 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AI 관련 주가가 연준 인사들의 한마디에 급등락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보다 시장 심리에 휩쓸리고 있다는 증거다.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AI 기업의 실제 수익 전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금리 인하가 아무 효과가 없지는 않다. 과거 1995년이나 2019년과 같은 경제 정상화 국면에서의 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에 우호적이었다.

역사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경제가 견조할 때 금리 인하는 경제 성장의 연료가 됐다. 문제는 현재 미국 경제가 과연 '정상화 국면'이냐는 것이다.

과거 2007년 역시 당시 연준은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판단하며 금리 인하를 시작했지만, 결국 금리 인하 조치는 결과적으로 대침체를 막지 못했고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았다.

결국 시장이 지금 해야 할 질문은 금리 인하 그 자체가 아니라 왜 인하하느냐다.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방어적 인하'라면 시장에 약이 되기보다는 독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새 의장이 누구든, 그가 시장이 기대하는 '연준 풋'을 제공할 것이라는 단순한 낙관론은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거품 여부가 논쟁의 중심에 있는 지금, 금리 정책만으로 시장을 영구적으로 부양할 수 있다는 믿음은 위험하다. 연준이 할 수 있는 것은 균형 잡힌 통화정책을 유지하며 경제 전반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뿐이다.

닷컴 버블 당시의 2001년과 금융위기 전 해인 2007년을 돌이켜 볼 때, 금리 인하는 시장을 잠시 흥분시킬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트럼프 시대 연준 의장의 금리 정책이 주식 시장을 구원할지, 아니면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작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국제경제부 홍경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

[출처 : 연합뉴스 자료 사진]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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