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주식시장의 대폭락이 인공지능(AI) 관련 과열 때문이 아닌 미국 국가 부채 때문에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재무장관과 골드만삭스 회장을 지낸 로버트 루빈은 3일(현지시간) CNBC를 통해 "현재 AI 과열에 대한 논쟁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이 지난 1987년 10월, 이른바 '블랙 먼데이'를 역사적으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증시 폭락 이전 몇 년간 시장 상황은 '매우 과도하게' 여겨졌지만, 시장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며 "그 결과 사람들은 더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7년 10월 19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만에 22% 이상 폭락한 바 있다.
루빈은 "당시 시장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던 것 말고는 폭락을 촉발한 구체적인 요인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경제 환경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이것은 AI의 밸류에이션이 아닌 부채 문제, 즉 정부가 새로운 채권 매입을 위해 부채를 화폐화하는 것과 같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을 통해 채권을 직접 매입해 시장에 돈을 풀게 되면, 부채의 실질 가치는 줄어들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
루빈은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건전하지 않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은 매우 위험한 베팅"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공공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99.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50년간 평균치 51%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루빈은 "지난 2000년에는 이 비율이 30%였다"며 "(문제는) 장기 평균 수치가 최근 악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CBO는 향후 10년간 부채 비율이 20%포인트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것은 낙관적인 전망치"라며 "더욱더 현실적인 추정치는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일대 예산연구소의 연구 인용 결과, 관세를 제외하고도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30~140%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 : CNBC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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