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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채금리 수십 년 만에 최고치 재차 경신…BOJ '정책 딜레마'

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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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금리인상·경기둔화·물가압력 '삼중 딜레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은행(BOJ)이 국채 금리(JGB)의 연일 급등으로 정책 정상화 기조에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채권 금리 상승을 자극해 경기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고, 반대로 금리 동결 또는 인하를 선택하면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딜레마다.

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일본 국채 금리는 최근 한 달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기물 전반에서 수십 년 만의 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2시 6분경 1.9237%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18년만에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20년물은 1999년 이후 최대 수준인 2.9426%까지, 30년물은 사상 최고치인 3.4574%까지 상승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10년물 금리를 1% 부근에서 묶어두던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통화 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하지만 43개월 연속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다시 정책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탁증권의 아니디아 바네르지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BOJ가 다시 양적완화(QE)나 YCC로 돌아가 금리를 억제할 경우 엔화 약세가 심화돼 수입 물가 압력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상승은 일본의 국가재정에도 악재다. 일본의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3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줄리어스 베어의 마그달린 테오 아시아 채권 애널리스트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제출한 경기부양 추경을 위해 11조7천억엔 규모의 국채를 새로 발행해야 한다"며 "이는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발행 규모의 1.7배"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8월 BOJ의 매파적 금리 인상과 미국 지표 부진이 겹치며 엔화 차입 캐리트레이드가 일제히 청산됐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하루 만에 12.4% 폭락해 1987년 이후 최악의 장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시와 같은 전면적인 '캐리 트레이드 붕괴'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운용의 마사히코 루 수석 전략가는 "일본과 미국 간 금리격차 축소가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은 낮추지만, 연기금·보험·비과세 투자계좌(NISA) 등 구조적 해외투자 수요가 강해 2024년과 같은 체계적인 청산이 재현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엔화 강세가 자금 조달 비용을 가속화할 경우, 단발성 변동성과 선택적 레버리지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BC의 저스틴 헹 아시아태평양 금리 전략가도 "일본 투자자들이 자금을 본국으로 환수할 조짐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여전히 해외 채권의 순매수자"라고 말했다.

HSBC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올해 1∼10월 해외채권을 11조7천억엔 순매수했다. 이는 2024년 전체 4조2천억엔을 약 세 배 웃도는 수준이다.

헹 전략가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로 헤지비용이 추가로 낮아질 경우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채권 매수 여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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