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넘치는 엔비디아, 어디에 쓸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빅테크 엔비디아(NAS:NVDA)의 급격한 성장으로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어나며 엔비디아가 넘치는 현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시장의 관심이 크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엔비디아의 현금 및 단기성 투자자금의 규모는 606억달러(약 89조원)다.

이는 2023년 1월 133억달러(약 20조원)에 불과했던 데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엔비디아 현금이 급증한 시점은 오픈AI가 챗봇 챗GPT를 출시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챗GPT의 출시는 엔비디아 칩을 가장 중요한 기술 제품으로 만든 핵심적 계기로 평가받는다.

한때 게임용 기술기업에 불과했던 엔비디아가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기업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재무상태 역시 '요새' 수준으로 강화했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올해만 968억달러(약 143조원)의 잉여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3년간의 잉여현금흐름은 5천769억달러(약 85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향후 엔비디아의 현금성 자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현금을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멜리어스 리서치의 벤 라이트즈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앞으로 몇 년간 6천억달러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예정으로, 자사주를 사들일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이사회는 지난 8월 자사주 매입 한도를 600억달러(약 89조원)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 올해 3분기까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으로 370억달러(약 55조원)를 썼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최근 칩 설계기업 시놉시스(NAS:SNPS)에 20억달러의 지분투자를 발표한 것뿐만 아니라 핀란드 통신장비회사 노키아에 10억달러, 미 반도체칩 제조사 인텔(NAS:INTC)에 50억달러, 챗봇 개발사 앤트로픽에 1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네 건만 합쳐도 총 18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이며, 오픈AI에도 1천억달러(약 148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황 CEO는 이런 전략적 투자를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표현하며 오픈AI 같은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엔비디아 칩 소비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엔비디아의 비상장 기업 투자는 82억달러 수준이다.

CNBC는 엔비디아의 이런 투자방식에 대해 "사실상 인수합병(M&A)을 대신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칩 설계사 암(Arm)을 400억달러(약 59조원)에 인수하려고 시도했지만, 미국과 영국 규제당국의 제동에 무산됐다. 이후 엔비디아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형 M&A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레트 크레스는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대규모 M&A를 성사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j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