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새로운 자본 규제 도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법정 준비금인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배당 가능 이익 확보를 위해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을 높여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적게 쌓을 경우 오히려 기본자본이 빠지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낮춰서 쌓을 경우 나머지 차액은 기본자본에서 차감돼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된다.
킥스 제도상 기본자본에서 차감해 보완자본으로 재분류하는 항목은 기본자본 자본증권의 인정 한도 초과액, 보완자본 자본증권, 해약환급금 부족분 상당액 중 해약환급금 준비금 상당액 초과분이다.
원가 부채인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보험감독회계 시가 부채와의 차이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상당액', 킥스 시가 부채와의 차이는 '해약환급금 부족분 상당액'으로 구분한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른 상태라면 원가 부채보다 시가 부채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차이다.
그중 해약환급금 준비금상당액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항목이다. 법정 적립금인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통해 해약환급금의 사외 유출을 방지하면서 계약자 보호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는 값은 해약환급금 부족분 상당액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상당액을 뺀 수치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줄어들 경우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는 항목이 많아지게 되는 셈이다.
킥스 비율로 건전성을 판단하는 상태에선 문제가 없었으나,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 규제를 시사하면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를 적기시정조치 요건에 추가하면서 보완자본 중심이었던 보험사 자본의 질적 제고를 추진하고자 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법정 적립금인 만큼 보험사들이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낮춘다.
킥스 비율 170% 이상 보험사들은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80% 수준으로 쌓을 수 있다.
이 경우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지만,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는 값도 많아지면서 기본자본 인정 항목이 줄어든다.
기본자본을 확충하면서도 밸류업을 위해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해약환급금 준비금 문제에서 보험사들은 이중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배당을 하면서도 기본자본이 높은 보험사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현행대로라면 킥스가 낮고 기본자본도 적은 보험사들은 배당 문제에서 더 어려워질 수 있게 된다. 배당을 하려면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기본자본까지 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형 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이 지난해 킥스 비율을 높이지 못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문제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3분기 기준 현대해상은 킥스 179.8%로 올랐고, 한화생명은 158.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자본 킥스는 현대해상 59.7%, 한화생명 56.9%로 50%대 수준에서 머무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 규제 도입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러 방면에서 검토해 제도 방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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