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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토탈, '투자부적격' 신용등급 강등 영향은(종합)

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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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외화채 만기 2029년…당장 부담은 제한적

신용등급 회복 지연 시 부정적 여파 누적 가능성

한화토탈 "佛 토탈에너지스, 지원 의사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신용등급이 결국 투자부적격(BB-) 수준으로 강등됐다. 석유화학 제품 수급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한화토탈의 신용도는 최근 1~2년 사이 크게 악화했다.

작년 초 발행한 외화채 만기까지는 3년 넘게 남아 있어 당장의 차환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신용등급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누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출처: 한화토탈에너지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B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기준 'Ba1' 이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로 환산 시 'BB-'에 해당하는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무디스는 최근 1년여 동안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을 세 차례 내리며 매서운 시각을 드러냈다. 아직 투자적격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S&P도 한화토탈의 등급을 'BBB-',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추가 강등 가능성이 남아 있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가 한화토탈의 재무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토탈이 작년 1월 발행한 4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천373억원) 규모 외화채 만기는 2029년 7월로, 만기까지 시간이 충분하다.

해당 채권 금리는 5.5% 고정금리여서 등급 하락이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아울러 한화토탈은 전날 5천억원 규모의 창사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영구채로 마련한 현금은 운영자금(3천700억원)과 채무상환자금(1천300억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회사는 내년 2월 1천300억원 공모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S&P는 전날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후순위성과 이자지급 연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앞으로 5년간 발행금액의 50%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무디스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한화토탈의 유동성을 보강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근본적인 영업실적 개선과 신용도 회복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부정적 여파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향후 외화채 차환이나 추가 조달을 위해 발행시장을 찾는 시점까지 투자부적격 등급이 유지된다면 지침상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제한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조달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원재료 구매 등 국제 거래에서도 부담이 커질 소지가 있다. 거래 상대방이 신용도 하락을 이유로 선결제나 결제기간 단축, 신용장(L/C) 조건 강화 등을 요구할 경우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분석 대상 국내 18개 업종 가운데 석유화학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0.3%로 가장 낮았다면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로 부여하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확보한 유동성 5천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부채비율을 낮춰 다른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가능성에 대응할 예정"이라며 "시중은행 한도도 충분해 유동성 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들어 에너지 제품 실적이 개선되며 적자가 줄고 있고, 토탈에너지스도 자금 지원 의지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한화임팩트와 프랑스 토탈에너지스가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는 이번에 한화토탈의 등급을 내리면서 "토탈에너지스의 지원 의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한화토탈은 이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토탈에너지스 본사 고위 관계자가 무디스에 한화토탈에 대한 지원 의사를 직접 전달했으나, 무디스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신용등급 하향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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