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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이모저모] "소개로 처음 왔습니다"…LP 네트워킹·스터디 모임 KLC

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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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LP 모임 KLC, 연말 세미나 성료

PEF·로펌 초청해 투자사례 스터디

지난 4일 여의도 파크원타워2에서 열린 KLC 2025 연말 세미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수도권에 첫눈이 온 지난 4일 저녁 여의도 파크원타워2. 한국 자본의 국내외 출자를 담당하는 실무자 50명가량이 넓은 회의장에 모였다. 출자자(LP)만을 위한 네트워킹·스터디 모임인 KLC(Korea LP Club) 연말 세미나 자리였다.

KLC는 연기금·공제회·증권사·운용사·캐피탈 등 LP의 지식 교류와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2023년에 만들어진 모임이다. 젊은 운용역 10여명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KLC는 2년여 만에 140명가량의 회원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했다. 회원은 모두 LP 소속으로, 투자금 유치 등을 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GP(운용사)의 가입을 제한했다.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인 회원들은 단체 카카오톡방을 통해 수시로 소통한다. 업계 이야기를 공유하거나 GP 평판을 조회할 때 쓰이는 채널이다. 특정 투자 건을 다른 회원과 함께 검토하길 원할 경우 따로 카카오톡방을 개설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서도 네트워크를 다진다. 회원들은 2025 연말 세미나 자리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명함을 교환했고, 간단한 저녁과 업계 이야기를 나누었다.

패밀리오피스에서 일하는 한 참석자는 "다른 패밀리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지인의 소개로 오늘 처음 세미나에 참석했다"며 "네트워킹을 기대하고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GP의 평판 같은 정보가 필요할 때 KLC가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한국 자본을 찾아오는 해외 GP에 관한 정보를 국내 LP가 활발하게 공유한다면 양질의 투자의사결정이 가능하다.

KLC 집행부가 공들여 기획하는 정기 세미나도 투자의사결정을 돕는다. KLC 관계자는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 세미나 주제를 기획하거나 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스터디할 주제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2025 연말 세미나는 국내외 투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으로 기획됐다. 그로스 바이아웃 전략의 사모펀드운용사인 아크앤파트너스의 김성민 대표가 명함앱 스타트업 리멤버 투자에 성공한 사례를 공유했고, 법무법인 김앤장의 홍정호 변호사가 한국 대주단의 투자 실패사례인 악셀그룹 사태의 교훈을 전달했다.

아크앤파트너스는 지난 10월 보유했던 리멤버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에 완전히 매각하며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스토리를 썼다. 아크앤파트너스가 2021년 말 약 1천100억 원에 사들인 리멤버 지분 47%를 5천억원대 중반으로 매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아크앤파트너스는 그로스 바이아웃의 유효성을 입증한 국내 GP로 평가받게 됐다. 그로스 바이아웃 전략이란 벤처캐피탈이 투자하기에는 크고, 대형 사모펀드가 투자하기에는 작은 기업 중 성장잠재력을 갖춘 투자처를 선별하고, 직접 성장전략을 설계·실행해 기업을 키우는 투자전략이다.

김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KLC 회원들은 "다른 동종기업을 더 인수해 리멤버에 붙이는 방식으로 어떤 시너지를 내었는가?" "경영하는 입장에서 전통적인 바이아웃 전략의 대상인 기업과 그로스 바이아웃이 인수하는 기업은 어떻게 달랐는가?" 등을 질문했다.

김앤장에서 설명한 악셀그룹 사태는 우리나라 대주단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인 KKR의 악셀그룹 인수자금을 대출해줬다가 손실을 본 사례다. KKR은 지난 2022년 유럽 최대 자전거 제조사인 악셀그룹을 인수하며 대출을 일으켰고, 국내 대주단은 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줬다. 그러나 국내 대주단이 자금을 투입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악셀그룹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고, KKR은 일방적으로 채무 탕감과 추가적인 자금투입을 요구했다.

악셀그룹 사태와 관련해 홍 변호사는 한국과 달랐던 해외의 법적 절차와 구조조정 관행이 국내 대주단의 효과적인 대응을 저해했던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생소한 해외법무 이슈와 용어에 대한 KLC 회원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답변했다.

내년에도 KLC는 행사와 세미나 기획을 통해 국내 LP의 지식교류와 네트워킹을 지원할 계획이다. KLC 관계자는 "분기마다 간단한 저녁 모임을 가지며 네트워킹을 다지곤 한다"며 "내년 여름쯤 또 다른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부 서영태 기자)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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