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두 차례 부도 맞는 등 역경 딛고 글로벌 메이커 우뚝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글로벌' 경영 정신 이어받아
(서울·용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최정우 기자 =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소수가 2차 세계대전과 글로벌 자유무역, 기술 경쟁 등을 이겨내며 8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이제 기아[000270]가 여기에 추가됐다. 1944년 12월 기술 입국과 산업보국의 정신으로 김철호 창업자가 기아의 모태 '경성정공'을 창립한 지 80년이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기아의 방향성에 '도전'을 강조했다. 창업주의 꿈을 실현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세계로 뻗어갈 포부를 내세웠다.
[출처: 현대차그룹]
5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창립 80주년' 행사에서 기아의 나아갈 길에 대해 "과거에 저희가 많이 굴곡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이라고 얘기하면 될 것 같다"며 "항상 해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저희는 도전을 계속하고 창업주가 가지고 계셨던 생각, 명예회장의 생각도 이어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 기업이지만, 여전히 도전에 목마른 자세를 보였다. 기업의 수명에 한계가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기아에게 '도전'은 여러 차례 위기를 이겨내며 새겨진 DNA와도 같다. 정 회장은 기아를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고 표현했다.
다이아몬드가 보석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처럼 기아의 80년은 순탄치 않았다. 1960년 자전거 사업 적자로 첫 부도를 맞았고, 1997년 7월에는 '부도 유예'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998년 4월에 법정관리를 개시하면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정주영 창업 회장의 결단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실행력을 더한 옛 현대그룹이 1998년 12월 1일에 기아자동차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가 인수한 지 1년 만에 기아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999년 카렌스·카니발·카스타 등 '쓰리(3) 카 효과'가 발휘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품질 최우선주의'를 다졌다. 정 명예회장이 카니발(미국명 세도나)의 품질을 3시간여 직접 체크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출처: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도 기아 재건에 빼놓을 수 없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의선 당시 부사장을 2004년 말에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앉혔다. 정의선 회장은 기반 상실(Homeless)·차별성 상실(Edgeless)·의욕 상실(Spiritless)을 기아의 문제로 진단하고 '디자인 경영'을 내걸었다.
품질에 디자인이 더해진 철학을 바탕으로 정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슬로바키아 질리나를 거점으로 유럽, 조지아 공장을 준공하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기아를 알렸다. 조지아 공장에선 K 시리즈의 대표 차종 'K5'를 양산하며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K 시리즈는 디자인 경영의 결실로 평가된다.
2021년 1월 15일에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변경했다. 로고, 슬로건, 브랜드 컬러 등 기업 이미지(CI) 전반을 개편해 코로나 국면에서도 '기아 대변혁(Kia Total Transformation)'을 진행했다. 위기 때마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택했다.
창업주가 지은 기아(起亞)산업이라는 이름은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담았다.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을 거치면서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에 포함된 기아의 도전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기아는 "80여년의 역사를 근간 삼아 앞으로도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이동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고, 혁신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jwchoi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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