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안전연구원 화성체험교육센터 시연
[촬영: 주동일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시속 15㎞ 이하로 주행하고 있으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나가지 않습니다."
지난 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자동차안전연구원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최재혁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부착된 차량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1987년 설립한 산하 연구원이다.
이날 연구원에선 지난 4월부터 실증 특례를 통해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인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시연했다. 운전자가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등 오조작을 했을 때 가속하지 않고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부착한 차량은 시속 15㎞ 이하로 운전 중일 때 액셀러레이터를 급하게 밟거나,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4천500을 넘을 때 가속이 되지 않았다. 대신 페달이 오작동 중이라고 경고음이 나왔다.
TS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개발에 속도를 내는 건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TS는 고령 운전자가 증가하면서 사망 사고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고령 운전자 비율은 2021년 11.9%에 그쳤는데 지난해 14.9%로 3%포인트(p)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사망사고는 2021년 709명(24.3%)에서 지난해 761명(30.2%)으로 늘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TS는 운전자 141명에게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설치해 운영했다. 당시 페달 오조작이 71회 발생했지만 사고를 원천 차단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오는 2029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의무적으로 장착될 예정이다.
이날 TS는 버스에 부착된 인공지능(AI) 기반 안전 알림 시스템도 시연했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이나 흡연 등 위험 행동을 하는지 모니터링하고 경고하는 장치다.
이 외에 불법유턴 등 법규 위반 6개, 전방 차량 추돌 등 위험 상황 6개도 파악해 알려준다.
실제로 이날 AI 기반 안전 알림 시스템이 부착된 버스에서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꺼내자 스피커에서 "운전에 집중해 주세요"라는 경고가 나왔다. 운전자가 눈을 감으면 "졸음운전에 주의하세요"라고 경고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고위험 노선버스 회사 13곳의 버스 500대에 부착됐다. 올해엔 버스 교통사고 다발 지역의 고위험 운수회사에서 운영하는 버스 200대에 장착하는 것이 목표다.
TS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뒤로 위험 운전 행동 횟수가 감소하고, 운수회사 사고율이 감소하는 등 성과 지표가 대폭 개선됐다.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집계한 결과 사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5.5% 줄었다. 교통사고 건수는 29%, 중상자 수는 49.3% 감소했다.
운전 중 사각지대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장치도 선보였다. 차량 전면과 측·후방에 부착된 카메라로 운전자 사각지대의 사고 발생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알려주는 장비다.
문수정 한국안전교통공단 교수팀장은 "버스는 일반적으로 우회전할 때 역과사고가 일어나기 쉽다"며 "사각지대 방지 장치를 통해 주위에 있는 보행자를 파악하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촬영: 주동일 기자]
◇여의도 3분의 1, 국내 최대규모 자율차 테스트베드
자동차안전연구원에는 국내 최대규모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인 K씨티도 조성돼있다. 65만평(215만㎡) 크기 시험장엔 자동차 전용 도로와 생활 환경 도로, 도심부, 입체시설, 회전 도로 등 다양한 도로 환경을 조성했다.
김민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희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큰 편"이라며 "여의도의 3분의 1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K씨티 곳곳엔 사각지대 없이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 자율주행차가 어디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K씨티에선 자율주행차에 단말기를 부착해 위치와 속도, 위험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뒤따라오는 차들이 멈출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K씨티 곳곳에는 실제로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때 맞을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놨다. 전파가 통하지 않거나, 빛이 통하지 않는 암막 터널 등 여러 상황을 구현했다.
시간당 60㎜ 수준의 폭우나 가시거리가 30m 미만인 안개도 재현할 수 있다.
이날 시연한 자율주행차 역시 시속 60㎞에 달하는 속도로 커브와 신호, 안개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며 주행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완전 무인인 레벨4 자율차 연구개발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안전한 자율주행차가 제작, 운행될 수 있도록 안정성 평가 기준과 제도를 마련하고 미래 모빌리티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자율주행차 실도로 운행과 시범운행지구 내 유상 운송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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