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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원화만 역주행…약달러에도 외로운 하락세

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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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최근 달러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내리막을 걸으면서 대다수 통화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화는 상승 행렬에 끼어들지 못한 채 달러화와 동반 하락했는데 수급 불균형이라는 국내 고유 요인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8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1일 이후 한 주 동안 달러화 대비 0.36% 떨어졌다.

주요 통화들이 상승한 것과 달리 원화만 엇갈린 방향으로 움직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엔화가 각각 0.30%와 0.09% 올랐고 영국 파운드화는 0.88% 상승했다.

스위스프랑화(0.09%)와 캐나다달러화(1.34%), 스웨덴 크로나화(0.75%) 등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 모두 올랐으며 위안화(0.02%)와 대만달러화(0.43%) 역시 상승했다.

호주달러화는 1.45% 뛰면서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였고, 뉴질랜드달러화도 0.80% 올랐다.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이나 경제 상황 등에서 원화 고유의 강세 요인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수급이 매수로 쏠린 결과로 보는 분위기다.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힘을 받고 있으나 원화는 마땅한 상승 명분이 없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해외투자 물결이 워낙 거세다 보니 치솟는 달러화 수요로 원화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10월 내국인의 해외 투자는 역대 최대인 172억7천만달러였다.

주식 투자가 사상 최대인 무려 180억4천만달러를 기록한 결과다.

연기금 등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한 달 동안 주식 투자로만 약 26조5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런 추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11월에도 10월보다 약하지만 해외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증권 투자 증가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을 59억3천만달러(약 8조7천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 10월에는 68억5천만달러(약 10조원) 이상 사들인 바 있다.

12월 들어 첫 한 주 동안의 순매수 규모도 무려 10억달러(약 1조4천700억원)에 달한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올해 주요 아시아 통화 가치를 봤을 때 유독 원화의 약세가 두드러진다"며 "이는 원화 고유의 수급 불균형이 고환율 고착화의 주요 배경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 주체들의 해외 투자가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를 압도하는 데다 수출 경쟁력도 후퇴하고 있어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로 원화 가치가 취약해지기 쉬운 가운데 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60% 남짓으로 한국보다 더 높고 최대 순 수출국도 미국"이라며 "제조업 비중도 높은데 대만달러화는 원화 대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엿보이는 한국의 문제는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대만, 중국 대비 수출 경쟁력이 후퇴하는 것"이라며 "특히 대만 대비로 한국의 수출액은 지난 2018년 180%였는데 올해 크게 감소해 지난 10월 기준으로 120%를 밑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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