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힘 못 받는 엔화 강세 전망… "日·美 중앙은행 '역행'에도 금리차 여전"

25.12.08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엔화 강세 전망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달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12월에 각각 금리 인하, 금리 인상하며 정반대 방향의 정책 전환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달러-엔 환율은 여전히 155엔 부근에서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 중앙은행 정책에 보다 뚜렷한 변화 신호가 나타나야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엔화'가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 흐름을 반영해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약 90%를 베팅하고 있다.

일본은행(BOJ)도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최근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90%까지 높아진 상태다. 양국 중앙은행이 같은 달에 서로 반대 방향의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행 일본은행법이 시행된 1998년 이후 이례적인 일이다.

정책 기대와 달리 엔화 강세 전환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일본 장기금리 상승과 미국 금리 하락으로 금리차가 줄었으나, 달러-엔 환율은 11월 이후 2엔가량 움직였을 뿐 155엔대에서 횡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오전 8시 3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02% 하락한 155.268엔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에 영향을 주는 금리는 명목금리보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 차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022년 엔화 급락기에는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BOJ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유지가 격차 확대의 직접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후 BOJ가 마이너스금리와 YCC를 해제하면서 실질금리 차는 기존 4%대에서 2%대까지 축소됐다.

매체는 "그럼에도 엔화가 약세권에 머무는 것은 향후 실질금리 차 축소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물가 측면에서도 실질금리 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BOJ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정책금리는 0.75%가 된다. 시장은 2026년까지 추가 인상 1회로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

반면 미국에서는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4%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4.1%대로 반등하는 등 연준의 추가 인하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 재정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반면 미국은 물가 영향을 고려해 일부 관세를 인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물가 측면에서도 미일 실질금리 차는 쉽게 좁혀지기 어려운 셈이다.

이번 FOMC는 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지표 발표가 회의 이후로 밀린 만큼, "향후 데이터 의존적"이라는 원론적 메시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강하다.

다만 BOJ가 예상 밖의 매파적 스탠스를 나타낼 경우 엔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계도 제기된다.

특히 우에다 총재가 중립금리(1.0∼2.5%) 하단을 상향 조정할 필요성을 제기할 경우 시장의 정책금리 전망을 단숨에 바꿀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미즈호증권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환율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분기 1회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BOJ의 경우 적극적 재정을 추구하는 다카이치 정권 아래 연 1회 정도만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2026년 말 달러-엔 환율은 158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노무라증권 고토 유지로 수석 스트래티스트는 "엔저로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면 다카이치 정권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을 용인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며 "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강화되면서 엔 매수로 돌아설 것이고, 2026년 말 달러-엔 환율은 140엔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윤시윤

윤시윤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