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10년물 국채금리는 오히려 당시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나 월가에서 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40년여년만에 나타난 장단기금리 디커플링
8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5일 기준 4.1% 수준에서 등락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단기금리인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지금까지 총 1.5%P 인하했다. 이번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 0.25%P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 금리가 3.59%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약 0.5%P 상승했다.
30년물도 같은 기간 0.8%P 이상 올랐다.
통상 10년·30년물 국채금리 같은 장기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를 따라 움직이지만 약 40년 만에 이런 상관관계가 깨진 것이다.
(인포맥스 제공)
◇월가, 디커플링 이유 해석은 엇갈려
비앙코리서치의 짐 비앙코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런 상관관계가 깨진 이유가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불만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 목표를 웃돌고, 경기 침체 우려가 있음에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점도 10년물 금리가 낮아지지 않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케빈 헤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계 은행인 스탠더드뱅크의 스티븐 바로우 주요 10개국(G10) 전략 책임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목표는 장기 금리를 낮추는 것"이라면서도 "정치인을 연준에 앉힌다고 해서 채권 금리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장기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에 대해 "2000년대 중반 그린스펀 딜레마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올려도 장기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후임인 벤 버냉키 전 의장은 해외저축 자금이 미 국채로 쏠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바로우 책임자는 "현재 상황은 정반대로, 주요 국가들이 너무 많이 차입하고 있어 과거 저축 과잉이 지금의 채권 공급 과잉으로 바뀌며 지속적으로 금리를 상승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의 제이 베리 글로벌 금리 전략 책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미 국채금리에 선반영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매우 컸기 때문에 시장은 연준이 금리 방향을 바꾸기 전부터 금리 인하를 예상해왔다"며 "이는 실제 금리가 인하된 이후 그 효과를 약화시켰다"고 해석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금리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제한적인 점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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