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공식 출범한다. 의사 결정 체계, 투자 프로젝트 등 구체적 그림도 차츰 그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는 과거 정책성 펀드의 역사를 살피며 '유행'에 그치지 않는 펀드가 되기 위해선 결국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일 "정책성 펀드의 주가 방향성은 명확하다"며 "단기적으로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 측면에서는 인기를 끌지만, 장기적으로는 업종·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오는 10일 공식 출범하는 국민성장펀드는 AI와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 산업과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향후 5년간 150조원이 투입된다. 정부 보증 기반의 기금채와 산업은행의 자금 출연으로 75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이 꾸려진다. 나머지 75조원은 금융권의 재원 투입, 일반 국민의 공모 자금으로 마련된다.
펀드를 위한 조직과 투자 의사 결정 체계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를 총괄할 사무국이 산업은행 내 설치됐다. 사무국은 개별 프로젝트를 접수하고 투자를 집행, 사후 관리까지 담당한다.
투자 안건을 심의하는 건 민간 전문가 9명이 참여하는 기금운용심의회다. 금융위원장과 재계 대표급 인사가 참여하는 전략위원회는 자문을 맡는다.
김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의 1호 투자 프로젝트도 10일 발표될 예정"이라며 "대규모 투자 펀드의 첫 행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자금 유입 기대감으로 인해 1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또는 반도체 분야에서 1호 투자 업종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발표 이후 관련 업종의 투자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정부 정책에 기반한 정책성 펀드는 매번 역사를 반복했다. 녹색 펀드, 통일 펀드, 뉴딜 펀드 등 수많은 펀드가 등장해왔다.
김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와 가장 유사한 형식의 정책성 펀드는 뉴딜 펀드"라고 봤다.
뉴딜 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 3개의 축으로 구성됐다. 총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 펀드에는 정부와 정책금융이 7조원을 투입해 모펀드를 만들었고, 민간 자본이 13조원으로 자펀드에 투자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정책성 펀드의 런칭 초기 성과를 보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점이 확인 가능하다"며 "녹색 펀드의 경우 3개월가량 코스피를 아웃퍼폼했지만, 이후 수익률 둔화로 대부분의 펀드가 청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벤처펀드와 소부장 펀드의 경우 견조한 성과를 장기간 이어갔지만, 뉴딜 펀드는 수익률이 부진하자 인기가 빠르게 식었다"고 짚었다.
결국 성과와 실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이 펀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김 연구원은 "올해 급등한 반도체, 조선, 기계, 방산, 화장품 등의 업종은 정책 모멘텀과 관계 없이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수출과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주가가 우상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산업이 성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수출과 실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현대차증권]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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