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다소 뺀 경기 개선' 평가…"수출은 물량기준 조정"

"소비 개선세 당분간 지속될 것…물가 기조적 상승세는 2% 내외사 안정"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수출과 관련해선, "미국의 고율 관세로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교역이 다소 위축됐다"면서 물량 기준으로 볼 때 그간 높았던 증가세가 조정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봤다.

KDI는 8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KDI는 지난달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한 있는데, 이번에는 '다소'라는 표현을 뺐다.

10월 소매판매액은 늦은 추석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2.2%에서 0.3%로 축소됐으나, 9~10월 평균으로는 1.3%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숙박·음식점업(1.9%)과 예술·스포츠·여가(9.4%) 등의 생산도 전월 대비 증가해 서비스 소비 개선을 시사했다.

KDI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파급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112.4%)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소비 개선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 개선세가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는 이어갔다.

10월 건설기성은 조업일수 감소에 따라 -24.6%로 큰 폭 감소했다. 9~10월 평균은 -14.2%로, 6~8월 평균인 -14.4%와 유사한 수준이다.

KDI는 "선행지표인 건축 수주 개선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며 "수주가 착공으로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공사 기간도 확대되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수출에 대해선, "반도체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여타 품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완만한 증가세에 머물렀다"며 "반도체 수출의 높은 증가세는 가격 급등에 일부 기인한다. 물량 기준으로는 높았던 증가세가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체결됐으나 미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적법성 판결이 남아 있는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11월 수출은 반도체 주도로 8.4%(일평균 13.3%)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은 9월 -5.1%, 10월 -1.6%, 11월 0.1%로 저조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 상승으로 전월과 동일한 2.4%로 조사됐다. 근원물가는 2.0%였다.

KDI는 "공급 측 요인으로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기조적 물가 상승세는 물가안정 목표인 2%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