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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판매업자들 "소비자만 피해 아니다"…쿠팡에 집단소송 나선 이유는

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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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뿐 아니라 입점 판매자 40만 명이 집단소송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쿠팡이 고객 계정 약 3천370만개 정보가 유출된 이후 판매 사업자들 역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는 "이번 사태는 소비자 피해만이 아니라 판매자 피해가 동시에 존재하는 초대형 사고"라며 판매자 대상 집단 손해배상 소송 준비에 공식 착수했다고 밝혔다.

쿠팡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지 나흘 후인 지난 3일 기준, 네이버에는 쿠팡을 상대로 한 소비자 소송 준비 카페가 30여 개 넘게 개설됐고 가입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들은 쿠팡 본사 앞에서 집단 분쟁조정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통신판매자협회 역시 "소비자와 판매자가 함께 피해를 보았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별도 소송을 즉각 가동하기로 했다.

협회가 판매자를 피해자로 규정하는 핵심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판매자는 소비자보다 더 많은 민감 정보를 쿠팡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업자등록증·통신판매업 신고증, 정산용 계좌, 담당자·대표자 인적 사항, 창고·사무실 주소, 출고 패턴, 매출 데이터 등 사업 운영의 핵심 정보가 쿠팡 시스템에 의존해 관리되는 만큼 유출 시 재정·신용·안전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다.

둘째, 쿠팡 매출 감소가 곧 판매자 매출 감소로 직결되는 구조적 종속성 때문이다. 협회는 "이번 사태로 쿠팡 불신이 커지면 소비자가 이탈하고, 이는 고스란히 판매자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플랫폼 종속성이 높은 판매자는 소비자보다 훨씬 큰 경제적 충격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쿠팡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천617만7천75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일간 이용자를 기록한 지난 1일 1천798만8천845명에 비해 181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는 간접적으로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협회는 쿠팡의 보안·내부 통제 부실 때문에 판매자들의 매출 손실, 주문 취소, 콜센터·CS(고객서비스) 비용, 브랜드 훼손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판매자(B2B 주체)도 정보 유출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구해 이를 인정받은 바 있다.

2013년 타깃(Target) 정보 유출 사건에서는 소비자 집단소송과 별개로 은행·카드사 등 B2B 주체들이 손해배상을 받아냈고, 쇼피파이(Shopify)의 2020년 내부자 고객 거래 정보 유출 사건에서는 판매자들이 직접 집단소송을 제기해 보상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러한 해외 선례를 바탕으로 "판매자도 당당한 피해자이며, 쿠팡의 보안 부실로 인한 손해는 쿠팡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소송은 스미싱·스팸·심리적 손해 중심이라면, 판매자 소송은 매출·비용 등 경제적 손해와 장기적 사업 리스크 증가를 중심으로 한다.

협회는 판매자 계정당 100만 원의 정액 위자료를 청구하고, 사고 후 6개월 매출 감소분의 20~30% 또는 이익의 30~50% 등 일정 비율의 보상을 요구했다. 또한 향후 2~3년간 수수료·광고비 인하 패키지 등의 보상을 요구하고, 보안·공정거래 프로그램에 판매자 대표의 상설 참여를 의무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판매자는 소비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고, 위험의 강도도 크다"며 기본 위자료 단가를 100만 원으로 설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협회는 소송을 위해 매출, CS 증가, 광고비 증가, 보안비용, 심리적 부담 등 항목별 피해를 접수하고, 표본을 분석해 업종·규모별로 전체 판매자 40만 명에 대한 총손실 추정치를 도출할 예정이다.

협회는 성명에서 "쿠팡 사태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플랫폼 독점 구조와 책임 회피가 만든 필연적 결과"라며 "판매자들이 스스로 피해를 구조화해 정당한 보상과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팡 물류센터의 배송 차량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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