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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어떻게 계산할까…법원 "남양유업 현금 감소분"

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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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양도 지연된 2021~2024년 현금 감소분에 지분율 곱해 산정

재판부 "현금 줄어든 남양유업 인수, 한앤코 손해로 봐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대주주의 잘못이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흔히 '오너리스크'라고 말한다. 오너리스크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렇다면 오너리스크를 구체적으로 계산하는 방법도 있을까.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지난달 27일 선고한 남양유업[003920] 주식양도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사건에서 한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주식양도가 지체된 기간 회사의 현금성자산 감소분을 오너리스크에 따른 손해로 인정했다.

이 사건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간의 2021년 5월 남양유업 지배지분 거래에서 비롯됐다. 홍 전 회장은 한앤컴퍼니에 회사 보통주 지분 52%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돌연 마음을 바꿔 주식양도를 거부했다. 결국 한앤컴퍼니는 2년 넘게 걸린 주식양도소송을 통해 지난해 1월이 돼서야 주식을 넘겨받았다. 한앤컴퍼니는 지분 인수가 지연돼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662억원(적극적 손해 304억원+소극적 손해 488억원-예금이자 이익 130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주식양도를 지체해 오너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데 따른 적극적 손해와 한앤컴퍼니가 주식매매대금을 운용해 얻을 수 있었을 기회손실에 기인한 소극적 손해를 모두 인정했다.

홍 전 회장은 계약 체결 당시 대리점 갑질과 불가리스 과장광고 등으로 구설을 몰고 다녔다. 주식 매각 역시 오너리스크 해소를 목적으로 양측의 합의하에 진행됐다.

먼저 재판부는 "기업가치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할 수 있어 오너리스크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분을 구별해 산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사건에서 한앤컴퍼니가 손해를 입은 사실 자체는 명백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홍 전 회장의 주식양도 지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숫자로 남양유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감소분을 꼽았다.

남양유업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7월 30일 1천272억원에서 2024년 3월 29일 517억원으로 755억원 감소했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이행 지체 기간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및 매출 방어를 위해 지속적으로 영업비용 등을 지출해 발생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 누적액 751억원에 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재판부는 "한앤컴퍼니는 주식매매계약의 거래종결일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감소된 상태로 남양유업의 주식과 경영권을 취득했는데, 적어도 이 부분은 홍 전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지속된 결과이자 이행지체로 인한 한앤컴퍼니의 손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EBITDA 손실 누적액(751억원)에 2024년 3월 29일 기준 우선주를 포함한 발행주식 총수 대비 홍 전 회장 몫 주식 수(약 40%)를 곱해 홍 전 회장 오너리스크로 인한 적극적 손해 규모를 산정했다.

한편, 주식양도 지체에 따른 소극적 손해에 대해 한앤컴퍼니는 PEF 운용 내부수익률(IRR) 중간값 11.1%를 적용해 877억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사법정이율 6%로 계산한 488억원만을 인정했다.

그 이유로 재판부는 자금이 묶여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기업 인수와 매각이 모두 이뤄졌을 때의 수익률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편향됐을 가능성 등을 들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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