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둘러싼 실망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꺾였다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실제 채권금리는 오히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미국 국채 금리는 독일·일본 금리 상승과 동반 상승했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19%, 4.83%까지 올라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또한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약 3.6%로 약 2주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장기물 금리는 가계·기업·정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만큼 경제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개월간 연준이 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추도록 압박해 왔다.
하지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으나, 2026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2026년 4월 이전 추가 인하 확률을 50% 미만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 완전히 꺾인 것 아냐"…금리 더딘 하락세가 신호 보내
PGIM 픽스드 인컴의 글로벌 채권 책임자인 로버트 팁은 마켓워치를 통해 "미국 금리 상승은 연준 금리인하 사이클의 '실망 단계(disappointment phase)'에 진입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팁은 "초기 금리 인하의 효과는 장기물 금리 하락에 강하게 나타나지만, 사이클 말기로 갈수록 영향력이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꺾인 것이 아니라며 향후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
또 유럽중앙은행(ECB) 내 실세로 꼽히는 이사벨 슈나벨 집행이사가 내년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통상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면 모든 만기 구간에서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단기물이 먼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를 단행하기 직전인데도 미국과 해외 주요국 국채 시장의 다른 요인들이 금리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일본 국채 금리는 일본은행(BOJ)이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오르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대상 투자사 트윈포커스의 공동창업자 폴 카거는 "지속적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적자 부담이 미국 금리에 '하방 경직성'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거는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여전히 높은 것은 투자자들이 미래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재정적자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며 "투자자가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정말 믿었다면 장기 금리는 강하게 떨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주 발표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하며 1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 낮은 금리 원하지만…"완고한 장기 금리"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이후 줄곧 10년물 금리 하락을 촉구하며 연준의 단기 정책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1월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 동안의 과도한 지출 이후 금리를 낮추기 위한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입 비용 하락은 주택시장 등 침체된 경제 부문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들어 개인·기업 차입 비용은 다소 완화됐지만, 일부 채권시장에서는 여전히 스트레스가 관찰된다.
필라델피아의 투자사 엑스포넌스의 노엘 맥일리스는 "이번 사이클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이 크고,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폭을 놓고 이견이 존재한다"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국채 발행 증가 우려도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맥일리스는 이어 "단기 금리 인하가 자동차 대출 등 소비자 신용시장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으며, 자산담보부증권(ABS) 스프레드 확대, 연체 증가 등 스트레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높은 장기금리는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키우는 요인이다.
그는 "경제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목표에 여러 위험이 존재하며, '고금리 장기화'가 이미 경제 곳곳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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