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융 마다하고 공동투자 PEF에 수익률 하방 사실상 보장
이호진 고문 자녀가 지분 가진 PEF 운용사에 수익 몰아주나
태광산업 "차입 최선 아냐…특정 투자자 우호조건 상상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김학성 기자 = 태광산업[003240]의 애경산업[018250] 인수 구조를 둘러싼 자본시장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태광산업이 보다 낮은 금리의 인수금융을 활용하는 대신 공동투자에 나선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높은 수익률을 사실상 보장해주기로 하면서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호진 태광산업 고문(전 회장)의 자녀가 지분을 보유한 PEF 운용사에 수익을 몰아줘 지배권 승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 최선의 투자 구조를 수립했으며, 특정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설정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출처: 태광산업]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컨소시엄으로 애경산업을 인수할 예정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이하 FI)는 현재 펀드 출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10월 FI와 함께 화장품·생활용품 제조사 애경산업 지분 63.1%를 4천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태광산업과 FI가 절반씩 부담한다. FI는 잔금 지급일인 내년 2월 전까지 펀드 결성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애경산업 거래 구조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인수금융을 전혀 쓰지 않고 FI와 공통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들 선순위 투자자에게 10%의 높은 수익률을 사실상 보장해줬기 때문이다.
태광산업과 FI가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투자 3년 뒤부터 FI는 단독으로 애경산업 지분 매각을 결정할 수 있다. 이때 태광산업은 FI가 보유한 애경산업 투자용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 행사가액은 EV/EBITDA 10배를 적용한 지분가치, 원금에 내부수익률(IRR) 10%를 보장하는 금액 가운데 큰 금액으로 정한다. FI는 최소 10%의 연간 수익률을 보장받는 셈이다.
태광산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FI의 매각 결정 이후 태광산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애경산업 대표이사 등 임원 선임권이 FI에게 넘어갈 뿐 아니라, 아예 FI 주도로 태광산업 몫을 포함한 SPC의 애경산업 지분 매각이 이뤄지게 된다. 이른바 '콜 앤 드래그'다.
실제로 FI는 태광산업의 콜옵션 행사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투자자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투자은행 업계, 연합인포맥스 제작]
태광산업은 인수금융 활용이라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옵션 대신 FI 공동투자를 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인수금융 금리는 대체로 연 5%대에 형성돼 있다. 재무구조가 우량한 태광산업은 더 낮은 금리도 기대할 수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된 것은 FI의 한 축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다. 태광산업이 총수 일가에게 투자 수익을 몰아주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12월 설립된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지분은 태광산업과 티시스가 각각 41%, 이호진 고문의 두 자녀가 각각 9%를 보유하고 있다. 티시스는 태광산업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 중이다.
이에 상장사 태광산업에서 티투프라이빗에쿼티로 부당하게 부가 이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태광그룹 특수관계인들의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지분 소유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금지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현재 소유구조는 공정거래법 사익편취 규제 중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나 일감 몰아주기는 회피하면서, 이호진 전 회장의 자녀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FI 수익률 보장과 관련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면서 인수금융을 활용하지 않고 FI와 공동투자를 택한 이유 등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태광산업은 보도 이후 추가로 연합인포맥스에 보내온 답변에서 "태광산업의 재무구조로는 자체 자금만을 이용하거나 외부 차입을 활용할 수도 있겠으나, 인수금융에 따른 레버리지가 최선이 아니기에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더 나은 자본구조를 수립했다고 본다"며 "수익률이나 옵션을 포함한 컨소시엄 내 거래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컨소시엄에는 독립된 투자자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하고 있고,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역시 계열사지만 동등한 재무적 투자자로서 자금조달과 가치 제고를 담당하고 있다"며 "컨소시엄의 자본구조 수립이나 거래 조건 설정에 있어 어느 당사자에게 유리한 조건 설정 같은 문제점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wchoi2@yna.co.kr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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