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행보에도 여전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채권시장의 미스터리가 앞으로 직면할 문제의 징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1일 오전 기준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4.14%, 20년 국채 금리는 4.74%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30년 금리는 4.78%를 나타냈다.
이들 장기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꾸준히 오르다 간밤 25bp 금리 인하 직후 소폭 반락하는 데 그쳤다.
연준의 이번 통화 완화 주기가 시작된 지난 2024년 9월과 비교하면 기준금리와 장기 금리의 비동조화는 더욱더 두드러진다. 작년 9월부터 기준금리(상단 기준)가 5.5%에서 3.75%로 내려오는 동안 10년 금리는 3.61%에서 4.14%로 올라왔다. 작년 하반기 금리 인하 동안 10년물 금리가 급반등했고, 올해 9월부터 재개된 금리 인하에도 10년물 금리는 4.1%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금리가 지난해 9월보다 높은 이유를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며 "장기 금리가 중요한 역사적 관계를 깨트리고 있는 것은 더욱더 심각한 문제가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와 단기 금리가 하락하면 장기 금리도 떨어져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30년 국채 금리가 10년물보다 더 빠르게 상승해 국채 커브가 가팔라진다는 것"이라며 "단기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장기 미국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국채 발행에 대한 우려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및 연준의 독립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추가적인 국채 발행 우려는 재정 문제와 연동된다. 영국과 일본 등 여타 선진국에서도 정부 부채 증가에 대한 불안감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미국 국채 시장에서도 나타난 것일 수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의 제임스 라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선진국에서 장기 국채 금리가 지난 한 달여 동안 급격히 상승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거나, 점점 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경제권에서 이런 움직임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자들이 연준의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여지는 여전하다"고 관측했다.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도 연관된다.
손버그 투자운용의 크리스티안 호프만 채권 부문 헤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연준을 누가 이끌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새 연준 의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시장 기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해싯 위원장이 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하해 인플레이션을 악화하고, 결국 연준의 매파적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는 계산을 채권시장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호프만 헤드는 "전통적으로 모든 연준 의장은 취임 첫날부터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정당한 주체로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국채 시장 변동성을 초래하고 광범위한 불안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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