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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이 깰 '그들만의 리그'…퍼플렉시티·스페이스X 투자 길 열릴까

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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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민간이 벤처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길 뚫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토큰증권 입법안이 본회의에 올랐다. 3년간의 긴 기다림 끝에 맺는 결실이다.

금융투자업계도 디지털자산으로 옮겨 갈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상하며 이미 준비를 해왔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래에셋이다. 해외법인을 통해 기존 전통자산의 토큰화를 실험 중이며,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미래에셋 3.0' 시대를 준비 중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진행된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에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토큰화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언제까지 관이 주도해서 자금을 대겠냐"며 "민간이 벤처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꺼낸 건 토큰증권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비상장 주식의 토큰화를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에 상장이 되어야 VC 자금이 엑시트를 한다"며 "그러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서 STO를 논의 중인데, 디지털거래소에서 토큰화된 비상장 주식이 거래된다면, 회수가 된다"며 "증권사에 디지털 자산을 허용하고, 토큰화가 된다면 금융산업이 벤처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디지털 자산 거래가 가능한 '글로벌 디지털 월렛'을 준비 중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해외법인을 통해 펀드의 토큰화도 작업 중이다. 토큰증권 관련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곳들보다 한발 빠른 모습이다.

우선 증권이 담당할 글로벌 디지털 월렛은 전통자산과 토큰화 자산이 한 데 묶이는 하이브리드 투자 플랫폼에 가까운 형태로 보인다. 주식·ETF·채권 등 레거시 자산에 더해, 토큰화된 자산까지 담는 구조가 예상된다.

증권에서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면, 운용에서는 여기에 들어갈 '콘텐츠'에 집중한다. 현재 자산을 담는 틀로 ETF, 펀드 등이 있었다면 토큰화까지 나아가는 셈이다. 이미 글로벌X의 홍콩 법인을 통해 토큰화된 펀드를 출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있지만, 미래에셋이 경쟁 중인 글로벌 시장의 속도는 더욱 빠르다.

로빈후드는 유럽을 중심으로 1천종 이상의 미국 주식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토큰화 증권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은 국채, 머니마켓펀드 등의 토큰화 상품을 이미 운용 중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박 회장이 강조한 토큰화를 통한 벤처 투자 개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비대쉬벤처스와 200억엔 규모의 벤처펀드를 토큰화해 일반 투자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관만 접근할 수 있었던 퍼플렉시티, 스페이스X와 같은 비상장 혁신기업 투자가 대중에게도 열린 셈이다. 그간 벤처 투자는 최소 투자금액과 정보 격차, 폐쇄적인 딜 소싱 구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 있었다. 토큰화는 지분을 소액화하고, 유통을 가능하게 한다.

전일 행사에서 박 회장은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에 한정해 변화를 설명했지만, 이 흐름은 미래에셋그룹이 오랫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결합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3.0'의 전략에 디지털 자산에 더해 글로벌 통합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이유다.

미래에셋은 그간 혁신기업에 투자를 이어왔지만, 국경을 넘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는 일부 자산가를 제외하곤 국내 투자자에게 연결되기 어려웠다. 투자 대상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 크로스보더 딜을 개인에게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자본시장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만약 국내 규제가 정비돼 미래에셋이 토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국내외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에 일반 투자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대화하는 금융위원장과 미래에셋 회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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