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충실의무 강화로 이해충돌 거래 철저 검토해야
거버넌스포럼, '이사 의무 이행 가이드라인' 발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지난 7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추가되며 기존 '회사 충실' 체제는 막을 내렸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이사회가 주주 간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은 거래를 심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와 소수주주 다수결(Majority-of-the-Minority·MoM) 표결이 핵심 수단으로 꼽혔다.
[촬영: 김학성 기자]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는 지난 11일 포럼이 여의도 한경협회관에서 개최한 '이사 충실의무 가이드라인 설명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상법 개정에 대해 "너무 당연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한국에 가져왔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7월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를 넘어 주주로 확대됐고, 이사의 총주주 이익 보호와 전체주주 이익 공평 대우 의무가 신설됐다.
포럼은 이사의 충실의무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많았다면서 이번에 33개 실무적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주식회사 이사의 의무이행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의 기업거버넌스 원칙, 미국 델라웨어주 판례 등 국제 규범을 참고해 작성됐다.
집필진으로 참여한 천 변호사는 "(의사결정에서) 주주 전체의 이익을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절차적 책임도 강화됐으며, 이해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주주 충실의무가 잘 작동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경영진 보수와 주주이익 연동을 제시했다.
또 주주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본거래에서 이사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변호사는 "신주발행은 회사의 자금조달 필요성과 함께 주주 자본비용(COE)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비교해 규모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보다는 모든 주주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주주배정 방식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병에 대해서는 "시너지가 없으면 합병하면 안 된다"며 증권신고서에 기대효과를 추상적으로 기재할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주주 간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은 거래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다. 이런 거래를 하려면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논의, MoM 표결 등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상법 제368조 제3항이 MoM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 변호사는 회사 차원에서 이사회 지원조직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해 이사회가 독립적인 외부 자문사를 선임해 의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집필진 중 한 명인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는 "기업들이 빨리 수용해야 규제가 덜 생긴다. 충실의무가 취지대로 운용되면 자사주 규제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며 경제계의 전향적인 행동을 기대했다.
[촬영: 김학성 기자]
자신을 금융사 이사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이러한 행동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사업을 키우기보다는 '이미 있는 파이를 정당하게 나누기'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천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상법 개정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은 유휴자본이 깔려 있어 ROE가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런 분위기를 상법 개정으로 셔플링하려는(바꾸려는) 취지가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집필진으로는 김 변호사와 천 변호사 외에 박정이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이종은 법무법인 넥서스 변호사가 참여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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