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기획재정부가 내년 발행 예정인 국고채의 구간별 비중 조정을 발표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기 구간의 공급 압력 완화 소식에 전일 수익률곡선이 플래트닝되는 등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중간값을 기준으로 상·하단을 각각 5%포인트로 열어둔 만큼 조정된 비중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단기 구간의 발행 비중이 늘어나면서 물량 소화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전문딜러(PD) 제도 개선을 두고는 도리어 의무만 강화됐다는 실망감도 드러나는 분위기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금투협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bp 하락한 3.257%를 보였다.
같은 날 3년과 10년물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6bp, 0.7bp 상승해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전일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3.1%대를 돌파해 3.101%로 마감했다.
기획재정부가 전일 열린 'KTB 컨퍼런스에서 내년 발행 예정 국고채 225조7천억원 중 단기물과 중기물, 장기물 배분 비중을 각각 35%, 30%, 35% 내외로 발표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기재부는 올해 40%까지 커졌던 장기물 비중의 중간값을 35%로 다시 축소했다.
대신 단기물의 비중을 30%에서 35%로 높였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확장재정으로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나니 단기 채권 발행으로 조달금리를 낮춘다는 듯한데 이 경우 단기물 공급량 증가에 발행까지 잦아진다는 리스크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국채 발행의 절대량"이라며 "만기별 비중을 조절한다 해도 국채 발행 자체가 많다 보니 이를 통한 조달 금리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고채 2년물 발행을 확대하고 단기 구간의 대표 연물로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구간의 소화 능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앞선 딜러는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이 구간의 물량 소화를 기대하는 듯한데 가능할지 미지수"라며 "연준조차도 단기 유동성이 말리자 3년물까지 재정증권 매입 시작한 걸 보면 한은의 RP 매입으론 너무 짧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번 비중 조정이 실제로 내년 변화를 이끌지를 두고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재부가 비중 범위 상·하단을 이전처럼 각각 5%포인트씩 열어둔 터라 내년 시장 상황을 반영해 조정에 나설 경우 실제 발행 비중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전일 발표가 플랫 재료긴 하지만 올해도 목표 비중과 실제치가 달랐던 만큼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며 "전일 시장이 예상하지 못했던 정보에 과민하게 반응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도 "비중 조정 범위를 고려할 때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거나 커브에 추세적인 영향을 줄 만한 정도는 아닌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번 변경 조치가 국채 발행 부담을 줄여준다는 의견도 나온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발행 비중 변경으로 국채 발행의 듀레이션이 줄어든 데다 WGBI 편입발 외국인 유입을 고려하면 국고채 발행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PD 제도 개선을 두고 의무가 강화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기재부는 시장 조성 의무 대상에 30년 국채선물을 포함하고 장기물 보유와 거래 실적 가중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50년물 인수에 대한 평가 배점도 확대키로 했다.
별도로 운영하던 스트립 PD는 폐지하고, 호가 가격 제한 범위는 축소한다.
B 딜러는 "PD는 리턴 없이 의무만 늘어나는 모양새"라며 "장기물의 경우 호가가 촘촘하지 않은 데다 단가 또한 0.5원 단위가 아니라 1원이라 10년물부터는 비용이 두배로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C 딜러 역시 "50년물의 경우 수요처가 한정적이라 엔드가 없으면 물량을 받을 수 없는 PD사들도 있어 극명하게 나뉠 것"이라며 "혜택 대비 PD사들의 의무가 과도하게 늘어난 방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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