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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공포의 업무보고'…관가 긴장 최고조

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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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질책과 격노, 격려를 쏟아내면서 관가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구체적인 질문과 지시로 국정운영의 장악력을 높이며 공직사회 기강도 다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의 발언에서 비롯된 지엽적인 논쟁에 정치적 피로감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틀간 숨죽였다"…인천공항공사·관세청에 '격노'

1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를 다시 이어간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국민권익위원회를 시작으로 17일에는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가 예정돼있다.

18일에는 국방부와 병무청이,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외교부와 통일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와 검찰청까지 이어진다.

업무보고 준비를 위해 모니터링에 나선 부처들은 '공포의 업무보고'라고 입을 모았다.

A 부처 고위 관계자는 "헉 소리가 날 때가 많았다. 예상보다도 강도와 밀도가 훨씬 셌다"며 "국과장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준비하다가 방향을 틀었다. 정책과제 중 미진한 부분에 대한 리뷰부터 예상 질문을 뽑아 답변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B 부처 관계자 역시 "특정 부처, 인물에 강도 높은 질책이 이어질 때는 남일 같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관가에서는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을 향한 대통령의 격노가 가장 회자했다.

지난 12일 이 대통령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참 말이 기십니다. 가능하냐, 하지 않냐를 묻는데 왜 자꾸 옆으로 새요"라며 현안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그를 질타했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이라 이 대통령의 질타는 더 회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남은 임기가 얼마인지 물으며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파악이 안 돼있다. 저보다도 아는 게 없다"고 나무랐다.

이명구 관세청장 역시 마약 밀수와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질타받았다.

이 대통령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조치하지 못했다는 이 청장을 향해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시킨 지 몇 달이 됐다. 마약 단속을 인력이 없어서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고 따져 물었다.

국토교통부는 다원시스의 열차 납품 지연 사태를 두고 이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정부 기관들이 사기를 당했다. 발주는 받아놓고 제작 안하고 선급금으로 딴 거 열심히, 본사 짓고 있다는 그런 거 아니냐"고 질책하며 정부 사업의 과도한 선급금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국토부는 다원시스 부품 납품 과정을 조사한 뒤 조만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 부처별 온도 차 극명…기재부·우주청·국세청엔 "잘하고 있다" 격려

부처를 향한 질책과 날 선 질문만 생중계 된 것은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격려가 필요한 부처에는 '잘 하고 있다'며 웃음 섞인 농담과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11일 업무보고의 시작을 알린 기재부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가 과거에는 없었던 '국부창출' 개념을 강조하자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너무 잘하고 있어서"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말미에 동석한 기재부 실·국장들에게도 "실무 책임자 의견이 중요하다"며 "하실 말씀이 있으면 하시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에게는 "요새 국세청이 '열일'하는 것 같다"며 "악의적인 탈세 등 열심히 조사하시는 것 같던데 잘하고 계시다"고 칭찬했다.

노경원 우주항공청 차장은 가수 지드래곤의 우주청 홍보대사로 위촉된 사실을 전하며 이 대통령에게 위촉장 수여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우주센터에) 가야겠는데"라며 "지드래곤을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나를 유인하는 것이냐"며 농담을 건네며 웃기도 했다.

이어 국내 항공우주업계의 오랜 염원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반복 발사'를 약속하며 "(발사 비용) 1천억원이 없어서 (못 쏘면 안 되지 않나)"라며 "지금부터 예측 가능하게 하려면 최대한 빨리 하는 것으로 확정해야겠다. 매년 발사한다고 확신하고 투자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주고받은 농담도 회자했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에게 "고향에 왔는데 한 말씀 하시지"라며 "훈식이 형, (세종에) 땅 산 거 아니야?"라며 온라인 상에서 회자하는 유행어를 따라하기도 했다.

◇ 환단고기·면박주기 논란도…대통령실 "보완해 계속 진행"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발언은 야당을 중심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단고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말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를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나경원 의원 등 범 야권에서는 '동북공정보다도 못한 역사 환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에 동의하거나, 관련 검토를 지시한게 아니라며 논란을 진화하고 나섰지만 야당의 공세는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질타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업무보고가 끝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의 저에 대한 힐난을 지켜보신 지인들에게는 아마도 '그만 나오라'는 의도로 읽힌 듯하다"라며 글을 써 논란이 더 확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역대 정부 처음으로 생중계된 부처별 업무보고를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엽적인 부분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분도 있지만,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국정 철학과 방향까지 설명 드릴 수 있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며 "보완해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세종집무실 및 세종의사당 관련 보고 청취

(세종=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및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2025.12.12 xyz@yna.co.kr

이재명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 경청

(세종=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보며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2025.12.12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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