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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상투 잡은 ETF 리밸런싱…하루 만에 150억 증발

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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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삼성화재 주가가 장 마감 직전 28% 폭등했다가 하루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주가 널뛰기' 사태로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루 만에 150억 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지수 추종을 위한 기계적 매수 주문이 유동성이 마른 선물 만기일 호가 공백과 맞물리며 운용사가 스스로 상한가 부근 상투를 잡고 손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삼성화재는 장 마감 동시호가에 13만 9천여 주가 체결되며 전일 대비 28.31% 폭등한 63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튿날인 12일 주가는 22.3% 급락한 48만9천500원에 마감하며 전일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문제가 된 상품은 KODEX 금융고배당TOP10과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다. 기초지수 정기 변경(리밸런싱)에 따라 한국금융지주를 편출하고 삼성화재를 신규 편입해야 했던 두 ETF는, 11일 종가 동시호가에 약 680억 원어치의 삼성화재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매수 시점이었다. 이날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로, 매도차익거래 청산 물량이 유입되며 매도 호가가 얇아진 상태였다. 여기에 ETF의 680억 원 규모 매수세가 쏟아지자 주가는 단숨에 상한가 부근인 63만 원까지 치솟았고, ETF는 이 가격에 물량을 체결시켰다.

결과적으로 해당 ETF들은 시장 적정가(48만 원대)보다 30% 가까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셈이 됐다. 다음날 주가가 48만9천500원으로 정상화되면서 이들은 매수 하루 만에 약 22%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매입 규모를 고려하면 하룻밤 사이 약 156억 원의 자산이 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운용 결과는 펀드 기준가에 반영됐다. 12일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고 금융주 전반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음에도, KODEX 금융고배당TOP10은 전일 대비 2.28%(250원) 하락한 1만700원에 마감하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하회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TF와 기초지수 간의 추적오차를 최소화하려면 지수가 변경되는 날의 종가 기준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장중에 분할 매수할 경우 평균 단가가 달라져 오차가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종가 주문을 넣었으나, 하필 선물옵션 만기일의 변동성이 겹치고 매도 물량이 예상보다 적어 가격이 튀어버린 것"이라며 "수급 불균형이 초래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며 확정손실이 아닌 평가손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상황을 살피지 않은 운용 부주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원칙은 종가 매매가 맞지만, 운용역들은 거래량을 면밀히 체크해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장중 분할 매매(TWAP·VWAP 등)를 병행한다"며 "삼성화재 같은 초대형주가 설마 유동성이 부족하겠느냐고 방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손실을 떠안게 된 투자자들은 격앙된 반응이다.

종목 토론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떻게 상한가에 가까운 가격에 물량을 다 받아줄 수 있느냐", "단순 리밸런싱이라기엔 시스템이 너무 허술하다", "누군가 우리가 손해 볼 때 털고 나가서 초대박이 났을 것"이라는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한 투자자는 "유동성이 적은 종목을 만기일 종가에 몰빵 매수하는 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주의 의무) 위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KODEX 금융고배당TOP10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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