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재점검하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향후 구성될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 국민연금이 참여할지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이나 외부 기관 참여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금융지주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TF를 열고 사외이사 추천 경로 다양화와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 개선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TF 구성과 논의 범위, 참여 주체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지주회사는 투명한 승계 시스템과 독립적인 이사들의 견제 기능을 확보할 때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고 독립성을 갖춘 후보추천위원회의 공정한 운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주로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통해 선임된다.
추천 사유가 공시되기는 하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 실제 추천 과정과 경로가 충분히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사회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거론되자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대표적인 주주 중 하나로, 주주권 강화 흐름 속에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이나 TF 참여가 현실화할 경우 경영 자율성과 이사회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에 공적 기관의 영향이 직접 반영될 경우, 경영 판단 과정에서 정부 정책 방향이나 감독 기조를 과도하게 의식하는 구조로 흐를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나 관치 리스크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지주들이 민감하게 보는 대목은 정보 접근과 이해상충 문제다.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추천 주체가 되거나 TF 논의에 깊이 관여할 경우 사외이사를 통해 피추천 금융사의 주요 경영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어서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경영 현안과 내부 정보에 폭넓게 접근하는 자리"라며 "추천 기관이 공적 성격을 띨 경우, 정보 활용 범위와 목적을 둘러싼 논란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연기금의 중립성뿐 아니라 금융사의 기밀 보호 원칙과도 충돌할 수 있는 구조적 이해상충 리스크로 평가된다.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기술(IT)·소비자보호 분야의 고도 전문 인력은 대부분 현업에 종사하고 있어, 실제 이사회 참여가 가능한 인력 풀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다.
외부 요구에 따라 '명목상 전문가' 영입이 늘어날 경우, 이사회 기여도는 낮고 지배구조만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비상근 중심의 감독 역할이 요구되는 사외이사 구조상, IT 시스템 리스크 관리나 소비자 민원 대응 등 현업 수준의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많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TF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특정 기관 참여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 전문위원회 강화나 외부 자문 활용 등 다양한 대안을 함께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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