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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지 않는 개'가 된 美 채권 시장…"그 배후엔 재무부"

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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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채권 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질서정연해지며 소위 '짖지 않는 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를 발표한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무렵에 정점을 찍었던 미국 국채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배경에는 미국 재무부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투자회사 크로스보더 캐피털의 마이크 하월은 단기금리와 장기금리의 차이를 의미하는 기간 프리미엄을 두고 "짖지 않은 작은 개"라고 표현하며 미국 재무부가 자국 국채의 '대규모 매수자'로 나선 데 주목했다.

◇ 이상하게 조용한 美 국채 시장…'대규모 매수자'는 재무부

미국 국채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무브(MOVE)' 지수는 4월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다른 금리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적지 않았던 만큼 이러한 상황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채권 시장은 최근 몇 달 동안 단기 구간에서는 자금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10월에는 은행 간 대출 기준금리인 담보부 익일 금융금리(SOFR)가 연준이 지급하는 금리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 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은행들이 연준의 상설 환매조건부채권(레포) 창구에서 자금을 빌리는 사례도 간간이 나타났다. 이는 보통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 발생하는 일이다.

하월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재무부가 자기 부채의 '중요한 매수자'가 된 것이 큰 변화라고 지목했다.

미국 재무부는 전통적으로 국채를 발행·판매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부가 세금으로 걷는 돈보다 더 많이 지출하려면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재무부의 이러한 변화는 2019년 레포 시장의 혼란, 2020년 채권시장의 기능 장애 등 일련의 시장 충격을 계기로 시작됐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재임 시절 재무부는 '바이백' 프로그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는 정기적으로 오래되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비지표물 국채를 사들인 뒤, 대신 새로 발행해 훨씬 유동성이 높은 지표물 국채를 기존 경매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재무부는 지난해 이 제도를 공식적으로 도입했으며 스콧 베선트 현 재무장관은 이를 대폭 확대했다.

베선트 장관의 재임 기간에 재무부는 올해에만 약 1천8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840억 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전반적으로 재무부는 20년물, 30년물과 같은 장기채를 상환하고, 더 단기인 국채로 이를 대체해 왔다.

매체는 "이러한 만기 단축이 정부 부채 전체의 평균 만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재무부는 이제 장기 국채 시장에서 가장 큰 매수자 중 하나가 됐으며 시장을 움직일 만한 영향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 "짖지 않는 개 = 시장 기능 마비" 경계

한 가지 측면에서 보면 이 제도는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목적은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하는 것이었고, 실제로 시장은 눈에 띄게 안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동성 지원'을 위해 채권을 재매입하는 목적은 가격이 원활하게 형성되도록 해 시장 기능의 마비를 막는 데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는 일반적으로 변동성을 낮게 유지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때로는 시장을 정리하기 위해 가격이 크게 움직여야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베선트 장관은 전직 헤지펀드 매니저로 스스로를 '미국 최고의 채권 세일즈맨'이라고 부르며 낮고 안정적인 금리를 정치적 성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재정 지출 급증 이후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만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간 프리미엄이 올해 변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채권 매입이 자산 가격을 좌우하자 시장의 상당수는 '연준과 싸우지 말라(Don't fight the Fed)'는 격언을 따랐다.

이제 재무부가 주요 채권 매수자로 나서면서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제 시장은 새로운 교훈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며 "재무부와도 싸우지 말라(Don't fight the Treasury, either)"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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