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목적 지배주주 공개매수 추진시 소수주주 보호 장치 취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마트가 자회사 신세계푸드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주들은 적정가치에 한참 못 미치는 '헐값 매수'라며 성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업부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정된 시점에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을 두고 기업 가치 상승의 과실을 대주주가 독점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4만8천120원은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IBK투자증권은 신세계푸드의 목표주가를 5만8천 원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번 공개매수가보다 약 20.5% 높은 가격이다. 남 연구원은 "수익성 채널 위주의 재편 효과와 제조사업부 공급 단가 인상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노브랜드버거의 가맹 모델 변경을 통한 출점 가속화가 하반기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M증권 또한 목표주가 5만 원을 제시하며 "단기 대외변수 영향을 제외하면 자체적인 수익 개선 노력이 유효하다"며 "메인 사업부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과 체질 개선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할증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급식사업부문 매각차익 약 1천19억 원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대규모 현금 유입으로 부채비율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에 불과하다"며 극심한 저평가 상태임을 지적했다.
공개매수가 산정 기준도 논란이다. 이마트가 제시한 공개매수(4만8천120원)가는 최근 1~3개월 주가에 20% 안팎의 할증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 미래 현금 흐름을 반영하는 본질가치평가(DCF)는 실적 추정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배제됐다.
이번 공개매수가는 신세계푸드 자산가치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PBR 0.59배)에 불과하다. 신세계푸드가 원가로 평가하고 있는 주요 토지 장부가액을 시장가격으로 재평가할 경우 PBR은 추가로 내려간다.
한 주주는 "주주 평단가가 6만 원대 후반인데 4만8천 원에 나가라는 것은 손절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KB증권이 제공하는 KB인사이트에 따르면 신세계푸드 주주의 평균단가는 7만2천원이다. 공개매수로 주가가 급등한 현재도 80% 넘는 주주가 손실 중이다.
문제는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더라도 '강제 퇴거'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공개매수신고서를 통해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신세계푸드를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임을 명시했다.
현행 상법상 지배주주가 지분 66.7% 이상만 확보하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소수 주주를 강제로 축출할 수 있다. 이마트는 이미 지분 55.47%를 보유하고 있고 자사주(6.64%)를 감안하면 이번 공개매수에서 소수의 지분만 추가해도 이 요건을 충족한다.
이러한 제도의 허점은 예견된 문제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올해 초 발간한 'M&A를 활용한 자발적 상장폐지 시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배주주가 상장폐지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추진할 때 소수 주주를 보호할 장치가 취약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용린·황현영 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 시 '전체적 공정성'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외부 평가기관의 공정성 의견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은 이사회가 대주주의 영향력 아래 있어 가격 협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연구위원들은 "현금 교부형 주식 교환을 이용할 경우 지배주주는 가격 적정성에 대한 평가 없이 소수 주주를 축출할 수 있다"며 "소수 주주 보호를 위해 ▲공개매수 시 이사회 의견서 제출 의무화 ▲외부 평가기관 선임 ▲선행 공개매수가격을 최저가로 설정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신세계푸드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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