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구글 CEO '거품론'은 TPU 띄우기
구글 TPU, 성능 크게 개선됐지만 엔비디아 GPU 대체 못해
GPU 의존도 높은 현재 밸류체인에는 문제의식
(서울=연합뉴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2025.12.1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 거품론'을 강한 어조로 반박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배경훈 부총리는 전일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AI거품론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절대 오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고위 관료에게서 보기 드문 강한 어조의 발언이었다.
배 부총리가 이처럼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은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독자적인 AI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에 대한 육성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제기됐다.
◇ 피차이 구글 CEO 발언에 'TPU 띄우기' 평가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거품론을 재점화시킨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등 빅테크 수장들의 발언이다.
순다르 피차이는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산업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분명히 과도한 투자가 있었고, AI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하며 AI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빅테크의 AI 대규모 투자와 성장성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주가 고평가 논란으로 이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과열 논란에도 주요 빅테크의 잇따른 AI 발표는 장기적으로 AI 투자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구글은 거품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지난달 자체 개발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적용한 '제미나이 3'를 출시했다. AI 투자를 줄이기 보다는 기술 주도권 경쟁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배경훈 부총리도 전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파차이의 발언은) 구글의 TPU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한다"고 평가했다. GPU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특정 연산에 최적화된 TPU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한 마케팅 차원의 발언이라는 이야기다.
배 부총리가 피차이의 발언을 'TPU 띄우기'로 해석한 또 다른 배경에는 GPU 중심의 AI 생태계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생각이 깔려있다.
현재의 AI 투자는 엔비디아의 H100과 같은 고가의 GPU 구매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구조다. 이 투자 부담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AI 거품론의 핵심이다.
만약 구글의 주장대로 TPU가 GPU 대비 훨씬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대규모 AI 서비스를 감당할 수 있다면 현재 진행되는 GPU 중심의 막대한 투자는 '과잉 투자' 또는 '거품'이 될 수 있다.
다만, TPU는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어 범용성이 GPU 대비 떨어진다는 기술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 부총리가 간담회에서 "구글의 TPU는 과거 직접 사용했을 때 속도가 느렸지만 지금은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고 평하면서도 피차이 CEO의 발언을 'TPU 띄우기'로 인식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배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범용성이 GPU 대비 떨어진다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지한다"면서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GPU의 보편적 가치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인식이다"고 말했다.
◇ GPU 거품론 반박했지만…"자체 AI칩 개발로 미래 대비"
배경훈 부총리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상하며 일각의 거품론을 일축했지만, 동시에 GPU에 의존하는 밸류체인을 벗어나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배 부총리가 AI 거품론을 단호하게 일축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현재의 투자가 기술의 미래 영향력과 성장성 앞에서 결코 낭비될 수 없다'는 확신에 기반한다.
이러한 상황 인식 아래, GPU 투자가 일시적 과열 양상을 보일지라도 AI 기술 자체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이자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인식에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AI 거품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대신, 자체적인 기술 혁신으로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고, 국내의 자체 칩 개발로 미래 AI 3대 강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GPU에만 의존하는 고비용 구조를 탈피하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산 NPU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민간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 26만 장 확보에 나선 것은 매우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저가 AI 칩과 서버 기술 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면서 "저가 AI 칩과 서버가 곧 시장에 등장하는 만큼 NPU 개발 기업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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