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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동성이 집값·환율 올렸다' 반박…"본질 흐리는 과도한 해석"

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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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수도권 집값과 달러-원 환율을 끌어 올렸다는 일각의 분석과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은은 그러한 주장과 우려에 대해 "다소 과도한 해석이며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주택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유동성을 유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과 이화연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장은 16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최근 유동성 상황에 대한 이해' 글에서 "일각에서는 최근 광의통화(M2) 증가율 상승을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린 것으로 해석하면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환율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M2 증가율은 지난 9월 전년동기대비 8.5%로 높아졌으며 금융기관 유동성(Lf)과 광의유동성(L)도 각각 8.0%와 7.2%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민간신용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최근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 국외에서 유동성 유입이 늘었고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국채 발행도 증가한 데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의 유동성 증가세는 장기평균을 소폭 상회하는 정도로 크게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한 증가 속도도 평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차례의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 보면 이번 금리 인하기 누적 M2 증가율은 8.7%로 2012년(5.9%)보다는 큰 편이나 2014년(10.5%)과 2019년(10.8%)에 비해서는 상당폭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화연 팀장은 "통상 인하기에는 통화량이 늘어나면 기본적으로 자산가격이나 환율의 상승요인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요인들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환율은 글로벌 요인들이 많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비교하더라도 유동성 증가세가 과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3월로 시계를 넓혀보면, 한국과 미국의 M2 누적 증가율은 각각 49.8%, 43.7%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M2에는 수익증권 등이 제외되어 우리나라보다 포괄범위가 상당히 좁다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M2 증가세는 미국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과 달러-원 환율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유동성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로 가계대출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수도권 집값 상승을 유동성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공급부족 우려, '똘똘한 한 채' 선호 등으로 특정 지역의 가격상승 기대와 수요 쏠림이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고 꼽았다.

강남 3구 등 서울 핵심지에서는 주택구입시 대출을 동반하지 않는 현금구매 비중이 상당폭 높아졌는데, 이는 신규로 공급된 유동성이라기 보다는 과거부터 누적되어 온 유동성이 수익률을 좇아 수도권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박성진 팀장은 "주택시장에서 유동성이 증가하는 통로는 결국 대출일 텐데,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집값 상승은 적어도 신규 유동성이 공급된 효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환율의 경우에도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수출기업의 외화보유 성향 강화 등 외환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올해 1~10월 중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천171억 달러로 과거 10년 평균(1~10월 기준 512억 달러)은 물론 직전 최고치(2024년 1~10월 중 71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올해 9~11월 중 달러-원 환율 상승 폭 65원 중 대략 3분의 2 정도가 외환수급 등 국내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종합해 한은은 자산 가격과 환율 상승 원인을 유동성 증가만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자칫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여건을 판단하는 데 있어 M2와 같은 특정 통화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여타 통화지표와 금융상황지수(FCI)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통화정책만으로 국내 유동성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어려우며, 통화량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현재의 통화정책 체계와도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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