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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배구조 개혁③] 사외이사 대거 물갈이되나…관치금융 논란도

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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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허동규 기자 = 정부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혁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외이사 교체 필요성과 관치 금융의 재현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전면적인 '물갈이'보다는 이사회 구조와 운영 방식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주인 없는 금융지주, 결국 이사회 문제"…사외이사 교체론 재부상

전문가들은 최근 사외이사 교체 논의가 재점화된 배경으로 금융지주의 분산 소유 구조를 공통으로 꼽는다.

대주주가 뚜렷하지 않은 구조에서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 견제 역할은 이사회, 특히 사외이사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연구원은 "금융지주는 상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이사회 중심 제도는 이미 잘 갖춰져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 제도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사외이사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제도 미비보다는 운영상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20~30년 전부터 같은 문제가 반복돼 왔다"며 "주인이 없는 구조에서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고, 금융회사는 국가가 감독하는 특수한 기업인 만큼 이사회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높다"고 짚었다.

상법 개정으로 사외이사 책임이 강화된 점, 금융권 내부통제 사고가 이어진 점 역시 이사회 역할론에 다시 불을 붙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금융지주 회장 연임 구조가 사외이사 논란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이나 3연임 여부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회장과 사외이사 간에 서로 눈치를 보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회장 입장에서는 연임을 위해 잘 아는 사람을 사외이사로 앉히고 싶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구조 자체가 사외이사 독립성 논란을 반복적으로 낳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조 교수는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재무적 투자자"라며 "사외이사 자리를 직접 요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임 문제로 인한 눈치 구조를 해소하려면 사외이사 단임, 회장 연임 제한 등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대이익에도 4대 금융지주 건전성 역대 최악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이자·수수료로 올해 3분기까지 15조원이 넘는 최대 이익을 거뒀지만, 동시에 부실 대출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년간 저성장·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한계에 이른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대출자)들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9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시민들이 이용하는 모습. 2025.11.9 jjaeck9@yna.co.kr

◇"바꿔도 달라질까"…전문가들 "전면 물갈이는 회의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외이사 전면 교체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사외이사 교체 자체가 곧바로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오히려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연구원은 "아무리 지배구조 쇄신이 필요하다고 해도 사외이사 전원을 교체하는 경우는 경영 안정성이 떨어져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전면 교체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외이사가 교체된다고 해서 실제로 지배구조 개선이 드라마틱하게 이뤄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건전한 이사회 문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경영진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이사회 문화가 사외이사 제도 운영의 핵심"이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사외이사 제도를 갖춤으로써 회사마다 크게 차이 나는 이사회 문화의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제도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사외이사 연임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립성 있는 이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임기를 단임제로 바꾸고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금융회사는 공공성이 강조되는 만큼 과도한 연임은 공적인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와 사외이사 선임은 상당 부분 맞물려 있는 만큼 연임 문제로 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가 서로 눈치 볼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형식적으로 확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금융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중심으로 후보군을 정비해 경영진을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종현 경상국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외이사의 기계적인 독립성 확보가 아니라 실질적인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며 "법조인이나 학자 위주의 구성을 탈피해 검증된 산업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박 교수는 "주주를 대신해 기업을 이끌어갈 실력 있는 '내부자적 외부자'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입맛대로 이뤄지지 않도록 장기 투자자들과의 사전 협의를 제도화해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도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역시 "금융과 관계없는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이 문제"라며 "이해충돌을 막고 사외이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후보군 풀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전문성을 키우고 낙하산 인사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gyoon@yna.co.kr

dghur@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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