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글로벌 공급이 충분함에도 미국이 구리를 대거 비축하면서 구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요 광산에서의 생산 차질과 인공지능(AI) 투기수요가 합쳐지며 구리 가격은 올해 30% 넘게 올랐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선물 종합(화면번호 6513)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는 지난 12일 장중 t당 1만1천952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소폭 조정받아 전일 1만1천592달러로 장을 마쳤다.
구리 가격은 연초 이후 33%가량 올랐다.
구리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미국이 구리를 대거 비축한 영향이 크다. 미국은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하며 올 초부터 공격적으로 구리를 비축해왔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구리 물량이 감소해 다른 지역에서의 공급은 부족해졌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내 구리 재고는 사실상 묶여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국 트레이더들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리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하며 구리를 대규모로 수입해왔다. 몇 달 뒤 미국 정부는 정제 구리를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기치 않은 결정을 내렸지만, 시장은 이 유예 조치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백악관이 2026년 상반기에 정제 구리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고, 2027년에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런 전망은 미국 내 구리 비축 수요를 계속 늘리고 있다.
미국의 구리 사재기뿐만 아니라 최근 인도네시아와 콩고, 칠레 등 주요 광산 지역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며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외 지역에서의 구리 프리미엄은 크게 상승했다. 생산자들이 미국 외 지역에서도 수요가 큰 미국에 파는 것만큼의 가격을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ING의 에바 멘치 원자재 전략가는 "생산자들은 내년 유럽과 아시아 고객들에게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을 부과할 계획"이라며 "이는 미국에 판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다른 지역에서도) 사실상 보전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AI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소재인 구리에 대한 투기 수요가 늘어난 점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구리를 기술주와 연동된 자산처럼 취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2월의 구리 가격 랠리는 점점 더 투기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고, 이는 급격한 조정에 취약하다"며 "AI 주식이 흔들리거나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식을 경우 구리 가격 역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