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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현행 NCR, '건전성 착시' 유발…대형증권사 규제 더 엄격해야"

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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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국내 증권사의 자산과 레버리지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금융시스템 내 위험 노출이 커지고 있지만, 현행 건전성 규제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건전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발생하고 있어, 대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NCR 산식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홍종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7일 발표한 '증권사 건전성 규제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대형 증권사는 이미 은행과 유사한 수준의 신용공여와 레버리지 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현행 NCR 제도는 이러한 리스크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전후 5개 대형 증권사의 현행 NCR 비교

[출처 : KDI]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총자산은 2010년 약 200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850조원 수준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증권사들의 자산과 기능이 빠르게 확장됐다.

같은 기간 전체 증권사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6.3배에서 9.2배로 증가했으며, 대형 증권사는 5.6배에서 9.4배로 더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KDI가 지적한 문제는 2016년 개편된 NCR 산식이다.

정부는 증권업의 대형화와 경쟁력 제고 등을 목표로 지난 2013년 종투사 제도를 도입하고, NCR 산출 방식을 개편한 바 있다.

현행 제도는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차감한 '안전자본'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방식인데, 이 필요유지자기자본은 사실상 고정돼 있어 자산과 위험이 커질수록 NCR 수치가 오히려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실제로 2016년 산식 개편 이후 추이를 살펴보면 현행 NCR은 규제 수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며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반면, 위험 민감도가 높은 기존 NCR은 같은 기간 뚜렷한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현행 NCR은 대형 증권사의 위험 확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투사, 대형 증권사, 중소형 증권사의 기존과 현행 NCR 시계열 추이

[출처 : KDI]

또한, 현행 NCR은 레버리지 증가에 대한 경고 기능을 상실했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가 상승하면 건전성 지표는 악화돼야 하지만, 현행 NCR에서는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오히려 지표가 개선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증권사의 위험 확대를 적시에 포착하지 못하는 현행 NCR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시스템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KDI가 시장 기반 시스템 리스크 지표인 SRISK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대형 증권사의 시스템적 중요도는 2016년 이후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증권사의 평균 SRISK는 2011년 이후 약 4.1배 증가해 같은 기간 중형 은행 증가폭인 2.8배를 웃돌았다.

홍 연구위원은 "이런 격차는 NCR 산식이 개편된 2016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했다"며 "대형증권사의 금융시스템 내 중요도와 잠재적 시스템리스크 기여도가 중형 은행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KDI는 증권사 규모별 차등 규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자산 규모가 크고 레버리지와 위험 노출이 높은 대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기존 NCR 방식을 사용해 위험 민감도를 높이고, 중소형 증권사에는 현행 NCR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큰 기관에는 엄격하게, 작은 기관에는 단순하게'라는 원칙 아래 규모와 기능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대형증권사에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바젤Ⅲ형 유동성 규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중소형 증권사에는 기본적인 유동성 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증권사가 위기 시 조기대응과 유동성 확보 및 손실 흡수 경로를 사전에 마련함으로써 우리나라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종합투자계좌(IMA) 제도가 본격 도입되면 대형 증권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증권사의 기능 확대가 과도한 시스템 리스크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 규제의 체계적인 정비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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