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투명해서 환율 방향 기대 형성하게 돼"
"해외투자시 거시경제에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와 관련해 운용 및 환헤지 등의 의사결정이 사실상 시장에서 투명하게 공개되다시피 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면서, "패를 까놓고 게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7일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국민연금의 '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환 헤지 개시 및 중단 시점, 의사결정 방식 등이 현재처럼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는 너무 투명하게 되어 있어서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게 된다"며 "이는 박스권을 형성하기 쉽기 때문에 환율을 한 방향으로 쏠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국민연금이 회의에서 전략적 환 헤지 등을 할 때 너무 투명하게 하지 않고 유연하게 하겠다고 해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현재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이 원화로만 표시되어 있어 개선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현재 수익률은 원화로 평가되는데, 나중에 국내로 자금을 들여오게 되면 원화가 절상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환율에 주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어느 정도를 헤지해야 하고 유연하게 수익률을 어떻게 조정해야 되는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상의 경우도 어떤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5~6월에 있었던 대만 사례를 들었다.
이 총재는 "대만의 보험사들이 해외에 투자를 많이했는데, 환헤지를 전혀 안 해놨었다"며 "그러다 대만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만달러가 절상이 되면서 보험사들이 엄청난 손실을 보면서 대만 국내시장에도 큰 부담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 대만당국에서도 보험사와 함께 여러가지 룰, 환에 대한 위험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이같은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수익률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국민연금이 '큰 손'이 된 만큼, 해외투자를 할 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할 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다 고민할 수는 없겠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 개인투자자들이 해외투자를 하지 않을 때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하면서, 국민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는 장점이 있었지만, 현재 해외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늘어난 시점에서는 국민연금까지 해외투자에 나서면서 발생하는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 자금, 국내 고용 등 거시적인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서 자산운용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뉴 프레임워크는 각 부처마다 입장이 상이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마련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뉴 프레임워크를 통해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각 부처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주관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해야 한다"며 "최대한 빠르게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하루이틀 사이에 이뤄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뉴 프레임워크가 도입되기 전이라도 정책을 통해서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한은은 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 있어서 이론적 근거 등을 마련해 보건복지부에 제공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7 [공동취재] jjaeck9@yna.co.kr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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