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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10대 뉴스] 모험자본 '큰 장' 섰다…투자자 보호 각성한 금감원

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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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올해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정책은 '활성화'와 '질서 확립'을 속도감 있게 진행한 한 해로 요약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에 이어 신규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까지 지정됐다. 모험자본 공급의 문을 넓히는 한편, 좀비기업 퇴출과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도 고삐를 죄었다.

특히 논란이 일었던 상법 개정과 공매도 재개도 일단락됐고, 사모펀드를 둘러싼 책임·감독 논쟁이 맞물리며 자본시장을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졌다.

◇8년 기다린 IMA, 마침내 출항…연내 1호 상품 출시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8년 넘게 논의만 이어졌던 IMA 제도가 마침내 빛을 봤다. 증권사의 신용으로 투자자의 자금에 대해 '원금 보장' 성격을 보이는 상품인 만큼, 증권사의 역할 확대가 기대된다.

지난달 1호 사업자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지정됐다. IMA 사업자는 고객이 맡긴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 금융 관련 자산에 투입해야 한다. 또한 총자산의 25% 규모를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세제 및 투자자 보호 장치와 관련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상품 출시 일정이 밀렸으나, 금감원은 1호 상품의 '연내 출시'를 안내했다.

◇발행어음 판 커졌다…4년 만에 증권사 3곳 신규 진입

지난 4월 IMA 가이드라인과 함께 발행어음 사업자 신규 지정에 대한 작업도 시작됐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춰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 대부분이 인가 경쟁에 참전했다.

다만 내부통제 점검을 중심으로 한 심사가 길어지면서, 인가 경쟁에 나선 증권사 모두가 연내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가장 먼저 키움증권이 지난달 '5호' 사업자가 됐다. 이번 주에는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인가를 획득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아직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역대 최대 규모,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출범

이재명 정부가 드라이브를 건 '생산적 금융'을 실현할 정책 펀드도 출범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을 합쳐 총 150조원으로 조성된다. 역대 최대 규모다.

AI(30조원)와 반도체(20조원)를 축으로 바이오·모빌리티·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전체 자금의 40% 이상은 지역에 배분된다.

운용 방향을 논의할 민관 합동 전략위원회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중심으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했다.

투자는 직접·간접 투자와 인프라 투융자, 초저리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출범 초기 자금 집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으로, 현재 1호 투자처를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1년 4개월 만에 공매도 재개…전산 시스템으로 감시 고도화

2023년 11월 글로벌IB의 대규모 불법 사례 적발을 계기로 중단된 공매도가 올해 3월 재개됐다. 개인투자자 반발이 이어졌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상화 수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전산시스템(NSDS)을 공개했다. NSDS는 주문 단계에서 보유·차입 잔고를 자동 대조해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하고, 의심 거래를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당국은 이와 함께 무차입 공매도를 벌인 금융회사에 2년간 6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삼각 공조 합동수사단 출범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 등 자본시장의 질서를 관리하는 세 곳의 기관이 힘을 합쳤다. 고도화된 불공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문을 연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은 출범 2달 만에 '패가망신 1호' 사건을 알렸다. 해당 사건에는 병원·학원을 운영하는 슈퍼리치와 여의도의 금융 전문가들이 연루됐다. 대응단이 추산한 부당이득 규모는 4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엔 '2호' 사건이 공개됐다. 대응단은 출범 초기부터 자본시장 엘리트 집단이 연루된 사건을 들여다보겠다고 알린 바 있다. 이번에는 NH투자증권의 IB 임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편취한 정황이 포착됐다. 회사는 곧바로 내부통제 강화 등 대응에 나섰다.

출범 이후 1호·2호 사건이 잇따라 처리되며 당국의 의지를 시험하는 사례로 평가됐다.

브리핑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직 금감원장이 불붙인 상법 개정…새 정부서 국회 넘었다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강하게 밀어붙였던 상법 개정안이 새 정부 들어 통과됐다. 앞서 이 원장은 금융위, 기재부 등과 입장차를 보이며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직을 걸겠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다.

지난 3월의 논란을 지나 상법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건 지난 7월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튿날 여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고,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1차 개정안이 확정된 지 한 달 만인 지난 8월에는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 강화의 내용을 담은 '2차 상법'도 통과됐다. 여당은 한발 더 나아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제도를 담은 3차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다만 최근 개혁 법안 처리 기조에 밀려 연내 처리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좀비기업 퇴출 신속하게…상장 유지 허들 엄격히 손질

금융당국은 올해 초 상장 유지 요건을 강화하며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퇴출 기준을 손질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상장 문턱은 낮아졌지만, 퇴출은 지연되면서 시장 신뢰를 훼손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500억원·매출 300억원, 코스닥은 시총 300억원·매출 100억원 미만 기업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했다.

감사의견이 2회 연속 미달할 경우 즉시 상장폐지하도록 하고, 상장폐지 심사 개선기간도 코스피는 최대 4년에서 2년, 코스닥은 2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축했다.

당국은 퇴출 속도를 높이는 대신, 상장폐지 이후 6개월간 K-OTC 거래를 허용하고 공시를 강화해 투자자 보호 장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조직개편에 존폐위기 놓인 당국…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드라이브

지난 6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금융당국의 가장 큰 화두는 조직개편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기획재정부의 해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개편 대상이 됐다. 당시 금융위 해체, 금감위와 금소원 신설 등의 내용이 논의되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금감원은 이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를 감독의 전면에 내세우는 '쇄신 작업'을 시작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릴레이 토론회를 열고 금융상품, 실손보험 등의 설계 및 판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짚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간 판매사에만 부과했던 책임을 상품을 설계한 운용사에도 적용하려는 시도다. 이 원장은 "가족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만 설계·판매해달라"고 업계 간담회에서 반복적으로 당부했다.

◇홈플러스 기습회생 신청에 'MBK 사태'…중징계 심판대 올랐다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2020년부터는 점포 매각을 본격화했다. 지난 3월, MBK는 기습적으로 법원에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당시 MBK는 홈플러스의 CP 및 전자 단기 사채 신용평가 등급이 하락해 단기 유동성이 악화할 수 있어, 선제적으로 조치한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회생 신청 직전까지 홈플러스는 CP, 전단채,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왔다. 결국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 회생 절차 돌입을 계획했음에도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기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른바 '사기발행' 혐의다.

금감원은 즉시 검사에 착수했고, 검찰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MBK에 직무 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이날 제재심이 개최되는 가운데, MBK도 적극적으로 소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알린 바 있다.

홈플러스 사태 사과하는 MBK 부회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레고랜드가 끌어올린 랩신탁 자전거래…증권사 무더기 중징계

2022년 12월, 모두가 가파른 통화 긴축에 시름 하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로 신용경색 상황까지 이어졌다. 시장의 약한 고리도 발견됐다. 그간 업계 관행처럼 이어져 온 랩·신탁 계좌의 자전거래와 만기 미스매칭 운용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증권사들은 단기 자금으로 장기 CP를 편입해 수익률을 관리하다가, 금리 인상 국면에서 손실이 확대되자 증권사 간 CP 자전거래로 이에 대응했다.

금융감독원은 특정 고객의 손실을 다른 고객에게 전가한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하고 2023년 대대적인 검사를 실시했다. 9개 증권사와 30여 명의 운용역이 제재 및 검찰 조사 대상에 올랐고, 업계의 관행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제재 논의 끝에 9개 증권사 중 한 곳에 일부 영업정지 조치를 결정했고, 나머지 회사에 대해서는 기관경고·기관주의를 내렸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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