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투표서 57.36% 득표, 이현승 전 KB운용 대표에 승리
"자본시장에 큰 어항 만들 것…회원사와 적극 소통"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서영태 이규선 기자 = 제7대 한국금융투자협회장으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당선됐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와 결선 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협회장 타이틀을 따냈다.
1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황 대표가 57.36%의 표를 획득해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선거는 당초 3인 경쟁 체제에서 시작했다. 황 대표를 비롯해 이 전 대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협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오면 상위 득표자 두 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결선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오면 추가로 재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1차 투표에서 서 회장이 18.27%의 득표율을 기록해 먼저 탈락했다. 황 대표와 이 전 대표가 각각 43.4%, 38.28%의 득표율을 기록해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곧바로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황 대표가 57.36%의 지지를 받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 전 대표도 41.81%의 표를 얻었지만, 협회장 명함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표결 전 소견 발표서 '연결' 강조
후보자들은 표결에 앞서 소견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가 강조한 건 '연결'이다.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리더십으로 협회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그는 "CEO(최고경영자)를 'Connecting Executive Officer', 사람을 연결하고 업계를 연결하고 미래를 연결하는 것으로 항상 정의했다"고 얘기했다.
한국경제가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은행 중심 경영으로는 한국경제의 다음 단계에 도달할 수 없다"며 "자본시장 중심의 대전환을 위해 금융투자업계의 존재 이유를 더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협회가 국회와 정부, 언론과 장기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어항론'을 강조하며 금융투자업계의 규모도 키우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금투협은 이제 설명하는 협회가 아니라 해결하는 협회가 되어야 한다"며 호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자본시장 포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거운 책임감…균형 있는 운영할 것"
황 대표는 협회장 당선 직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재차 어항론을 펼쳤다.
그는 "작은 어항에서 서로 다투기보다는 큰 어항에서 생태계가 잘 굴러가도록 파이를 키우는 것이 꿈"이라며 자본시장 대전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어 "당선의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생각보다 선거 과정이 힘들었지만,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자본시장의 역할을 다시금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황 당선인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200여 곳의 회원사를 직접 만났다. 다만 아직 만나지 못한 소형 자산운용사 등이 많다고 언급하며 향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운영 원칙으로는 '균형'을 강조했다.
황 당선인은 "대형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형사는 혁신 참여를 확대해 어느 한 곳도 소외되지 않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라며 "협회 통합 16년을 맞아 이제는 한 발 더 앞서 나가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특히 황 당선인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빠른 변화 속도에 대해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한국도 개선됐지만, 보수적이라던 일본조차 최근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30km 속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전 세계적인 금융 변화에 맞서 우리도 어떻게 변화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신뢰라는 소명을 생각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라며 "출근 후 내부 사정을 깊이 파악해 우리가 어떻게 바뀔지 더 고민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대외 협력 의지도 분명히 했다. 황 당선인은 "금융위 등 당국 공무원들이 열심히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다만 국회와의 관계에서 협회가 실질적인 중개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매우 크고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라며 "자본시장이 성장하고 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 경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황 당선인은 "오늘은 공약 자체보다 회원사를 위해 협회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씀드렸다"라며 "임기 시작 전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다듬겠다"라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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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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