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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산업계 10대 뉴스②] 美 관세·해킹·상법…기업 환경 격변

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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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산업계는 관세 전쟁과 제도 변화 등이 동시에 몰아치며 기업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한 해였다.

한미 관세 협상의 극적 타결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글로벌 기업인들의 '깐부회동'은 외교와 산업 전략이 맞물린 새로운 경쟁 구도를 보여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상법 개정 논의는 기업 거버넌스를 둘러싼 긴장과 논쟁을 증폭시켰다.

통신·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대형 해킹 사고는 사이버 보안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기업 경영과 국가 안보를 아우르는 과제로 부상했고, 장기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는 자율협약이라는 실험적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한미 정상의 대화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산업계를 흔든 한미 관세 협상…극적 타결

정부는 10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통상·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양국은 미국의 대한국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고, 한국산 자동차 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대신 한국은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 중 현금 투자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총 2천억달러로 조정됐다.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했고,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확보했다. 해당 합의는 한미 정상 간 '팩트시트'를 통해 공식화됐다.

◇ 산업계 이슈 부각된 APEC 정상회의와 '깐부회동'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외교 무대를 넘어 산업계의 이해관계가 집약된 현장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회의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삼성전자·현대차 경영진이 함께한 이른바 '깐부회동'은 글로벌 AI 산업 지형 속 한국 기업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됐다. 또한 이는 단순 친교를 넘어 구체적인 합의로 이어졌다.

결국 정부와 삼성, SK,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4개 기업은 경주에서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26만장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APEC을 계기로 정상외교와 기업 외교가 맞물리며 산업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을 재확인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상법 개정 본격화, 재계 긴장 고조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주주권 강화와 이사회 책임 강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이 단계적으로 현실화되며 기업 거버넌스가 재계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정부 출범 이후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전자 주총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아 국회를 통과했고, 2차 개정안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 강화의 내용을 담은 내용이 국회를 통과했다. 현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제도를 담은 3차 개정안이 준비 단계에 있다.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는 기업가치 제고와 투명성 강화를 기대했지만, 재계는 이사회 책임 확대에 따른 소송 리스크와 중장기 투자 위축을 우려하며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기조가 입법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제도 단계로 진입한 한 해로 평가된다.

◇ SKT·KT·쿠팡 해킹 사태, 사이버 보안 민낯 드러나

올해 SK텔레콤, KT, 쿠팡 등 국내 핵심 통신·플랫폼 기업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이버 보안이 산업계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했다. SK텔레콤은 내부 시스템 접근 경로가 악용되며 일부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고, KT 역시 네트워크 관리 체계 취약점을 노린 침해 사고로 고객 정보 보호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쿠팡의 경우, 해킹으로 고객 이름과 이메일 주소 등 약 3천370만 개 계정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며 파장이 컸다. 현재 관계 당국의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쿠팡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과 함께 이용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해킹 사고 이후 통신·플랫폼 기업 전반에서 보안 투자 부족과 사고 대응 체계 미흡이 문제로 지적됐고, 기업의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정부 역시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가동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제재 강화 등 제도 보완을 예고하고 있다.

쿠팡 배송 차량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석유화학 구조조정 진행…'자율협약' 시험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의 대규모 증설 여파로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는 8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사업재편 개편안을 내놓으며 업계에 선제적 설비 조정과 고부가 전환을 주문했다.

이후 업계는 정부 주도의 강제 구조조정 대신 기업 자율 방식의 협약을 선택하며 연착륙을 모색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중복 설비 감축과 범용 제품 축소, 친환경·고부가 소재 전환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최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양사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결정, 정부에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이는 지난 8월 20일 양사를 포함한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 협약을 맺은 이후 처음으로 나온 업계 구조조정안이다.

현재 대산 산단 외에도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 업계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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