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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대 그룹 갈무리②] 삼성, 반도체 반등 원년…AI 패권전쟁 리드

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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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그룹은 2025년 한 해 동안 전례 없는 성과와 함께 '뉴삼성' 비전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반도체 부문의 화려한 부활과 바이오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종식은 경영 보폭을 넓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다만 건설·제조 현장에서 반복된 중대재해와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 등은 성과 이면의 구조적 리스크로 남으며, 삼성의 지속가능성을 시험하는 과제로 부상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AI·반도체로 다진 '실적 신기원'

2025년 삼성그룹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단연 반도체를 축으로 한 실적 신기원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급증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기회로 삼아 메모리와 파운드리 동반 반등에 성공했다.

한동안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은 HBM3E 12단 제품의 주요 고객사 공급 승인과 출하 확대를 통해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메모리사업에서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범용 D램의 가격 상승도 회사의 반등에 기여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천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투자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회사는 3분기에 SK하이닉스에 내줬던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주가는 올해 10월 사상 최초로 10만원을 돌파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분기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미국 테슬라와 약 22조8천억원 규모의 장기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해 중장기 수익기반을 다졌다.

'반도체 원조' 삼성전자의 HBM4 실물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리더십 재조명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 복원이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종식되면서, 이 회장은 10년 가까이 이어진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후 반도체·AI·바이오를 축으로 한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협력이 속도를 냈다.

미국과 일본, 중동을 오가며 진행된 '글로벌 외교'도 눈에 띄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을 이어가며, 반도체·전장·AI 분야에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와중에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깐부 회동'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반등의 한축을 담당했다. '갤럭시 AI'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고, 연말 공개된 XR 신제품은 확장형 생태계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폴더블 스마트폰은 시장 내 존재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을 앞세워 3분기 글로벌 폴더블 시장에서 64%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 아성을 굳혔으며, 최근에는 두 번 접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맞이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바이오 약진·금융 안정성…견고해진 그룹 포트폴리오

올해 삼성의 또 다른 축은 바이오 사업의 비약적 성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에 창립 이래 최대 분기 매출(1조6천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대형 제약사 수주 확대와 공장 가동률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회사는 또한 투자 및 자회사 관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해 그 밑에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는 조직 개편을 완성했다.

금융 계열사들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의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조원을 넘어섰고, 삼성화재는 같은 기간 1조7천억원을 넘어서며 그룹 포트폴리오의 완충 장치 역할을 했다. 투자 손익 관리와 보수적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건설·상사·바이오를 잇는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역할이 다시 부각된 한 해를 보냈다. 바이오로직스·금융 계열의 실적 개선 속에서 그룹 연결 실적의 안정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025 바이오 USA에 설치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반복되는 안전사고·기술 유출…성과를 위협한 '그림자'

화려한 실적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2025년 삼성그룹은 건설·조선 현장에서 반복된 중대재해로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다. 삼성물산 판교 건설 현장,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협력업체 등에서 잇따른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이어졌다.

기술 보안 문제도 계속됐다. 불법 유출된 삼성전자 기술을 부정사용해 중국에서 D램 생산을 주도한 전직 삼성전자 임원 등 3명이 구속기소됐으며,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최신 기술을 외부로 넘긴 정황도 포착돼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잇따르는 기술 유출은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가의 핵심 기술 보호와 내부 통제 시스템 문제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결국 2025년 삼성은 AI와 바이오라는 두 개의 강력한 엔진으로 실적 신기원을 달성했지만, 안전과 윤리, 내부 통제라는 기본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성과의 지속성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 '뉴삼성'의 다음 단계는 기술과 실적을 넘어, 신뢰와 안전을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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