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스카이댄스 인수 제안 비교·분석해 행동 권고
신세계푸드 이사회, 주주 강제축출 위기에도 '묵묵부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미국의 대형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최근 '이사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줬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경쟁적으로 인수 제안을 내놓자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주주들 앞에 어떤 제안이 우월한지를 담은 장문의 서한을 띄웠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업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주주서한에서 앞서 넷플릭스와 체결한 합병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파라마운트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오랜 기간 전략적 대안을 검토해 온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5일 넷플릭스로 회사를 매각해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8일에는 파라마운트로부터 워너브러더스 주식 전량을 공개매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독립적인 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경쟁하는 양쪽의 제안을 검토한 뒤 결론에 도달했다.
1천300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주주서한은 "여러분의 이사회로서 우리는 여러분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책무가 있다(As your Board of Directors, we are committed to acting in your best interest.)"라는 선언으로 시작했다.
이어 14명으로 구성된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넷플릭스의 손을 들어준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먼저 이사회는 넷플릭스의 제안이 주주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창출한다면서 파라마운트의 인수자금 조달 계획 불확실성, 규제당국의 승인 위험 등에 대해 다양한 근거를 들어 지적했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에 그들의 제안이 지닌 결함을 알리고 해결책도 제시했지만, 파라마운트가 개선된 제안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는 검토 과정에서 모든 당사자와 반복해 협의했다며 논의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특히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가 파라마운트를 이끄는 데이비스 앨리슨·래리 앨리슨 부자와 네 차례 대면 미팅과 식사를 했다는 시시콜콜한 디테일까지 덧붙였다.
이것도 모자랐는지 워너브러더스는 파라마운트의 공개매수에 대한 의견표명서(Schedule 14D-9)도 공시해 주주들이 이사회의 판단 근거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했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의 집착과도 같은 설명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다. 이사에게 엄격한 책임을 요구하는 미국에서는 이사가 주주 이익 보호를 게을리했다가는 거액의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강력한 주주 보호가 자본시장 발전으로 이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7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대폭 강화됐음에도 과거와 유사한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5일 이마트[139480]가 발표한 상장폐지 목적의 신세계푸드[031440] 공개매수와 이후 주식교환 계획도 그렇다. 지배주주가 주체가 된 이해 상충 거래임에도 대상 기업인 신세계푸드 이사회는 주주 보호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8일 배포한 논평에서 신세계푸드에 사외이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공개매수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공개매수 이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논의할 주주총회에서는 소수주주의 다수결(MoM) 절차에 따라 결의하라고도 요구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신세계푸드 주주 간 거래"라며 "주주 간 거래에 대해 신세계푸드가 관여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신세계푸드 이사회 차원에서 적정성을 논할 거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입장 또는 공시를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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