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서 '1.8%+α' 성장률 목표 제시…해외IB 눈높이는 이미 2%대
美관세에 세계 성장·교역 둔화 전망…고환율·고물가도 잠재 리스크
(서울=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관련 사후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1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내년을 '한국 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내년에도 적극 재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강한 정책 의지를 담을 경우 2%대 성장률이 무리한 목표 설정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고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등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초 발표할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어느 수준까지 올릴지 고심 중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년 성장률 목표를 '1.8%+α'로 언급하며 전망치 상향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내년을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위한 '한국 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규정하면서 적극적 재정정책과 소비·투자·수출 등 부문별 맞춤형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727조9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이 회계연도 개시와 동시에 집행에 착수될 수 있도록 사전 절차를 준비하고 소비 회복 가속화, 투자 촉진, 수출 지원 등 부문별 보강 대책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선 기재부가 적극 재정을 앞세워 강한 경기 활성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기관들의 수치를 고려할 때 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길 경우 2%대 성장률 전망치가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를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내년 한국 성장률을 각각 1.8%와 1.7%로 예상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로 상대적으로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해외 투자은행(IB)의 성장률 눈높이는 이미 2%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0%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됐다.
기관별로는 노무라가 2.3%로 가장 높았고 씨티와 골드만삭스가 2.2%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바클레이즈(2.1%), JP모건(2.0%), UBS(2.0%) 등도 2%대 성장률을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중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3%로 올려 눈길을 끌었다.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이 확대되는 점과 양호한 내수, 정부의 확장재정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 가속화와 반도체 수출 호조로 내년까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내년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과 교역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은 우리나라 수출에 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OECD는 이런 우려를 반영해 이달 초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에서 2.9%로 낮추고,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도 4.2%에서 2.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와 11월 중간선거 등 주요 이벤트를 계기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달 들어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고환율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환율이 고물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현실화하면 예상보다 소비 회복세가 빨리 꺾여 성장률 반등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구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하락과 양극화가 경기 회복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생산연령인구 감소, 투자 위축, 생산성 정체 등으로 빠르게 하락해 현재 1%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초 발표할 경제성장전략에서는 대내외 도전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치는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1.8%+α' 수준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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