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올해 한국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과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강력한 회복력을 보였다.
월별 흐름뿐 아니라 누적 기준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이 한국 경제의 확실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수출 증가세가 반도체와 일부 주력 품목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과제로 지적된다.
특히, 올해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경기의 변동성이 내년 수출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610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하며 역대 11월 가운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은 6개월 연속 증가세며, 지난달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누적 성과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6천402억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 기록을 다시 썼다.
산업부는 연말까지 수출이 7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1월 무역수지는 지난해 전체 흑자 규모인 518억4천만달러를 142억3천만달러 초과한 660억7천만달러를 달성했다.
미국 관세 인상이라는 악재를 고려하면 올해 우리 수출은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뚜렷한 성과를 냈다.
대미 수출은 관세 영향권인 철강·일반기계·자동차부품 등의 부진으로 전체적으로는 보합 수준에 머물렀지만,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특히, 중국·아세안·중동 등 미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이 회복되며 지역 다변화 효과도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했다.
11월까지 반도체 누적 수출은 1천526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기록(1천419억달러)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부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 제조업 품목은 부진한 상황에 놓여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비용 부담 등이 겹치며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다만, 기관별로 내년 수출 전망을 두고 엇갈린 시각을 내놓고 있다.
올해와 같은 반도체 중심의 호조가 이어질 경우 수출이 경기 하방을 방어하는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로 인해 내년 수출이 7천1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수출은 1.3%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경우 수출 증가세도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과 글로벌 통상 환경이 또다시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비중은 28.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10%대였던 비중이 2~3배가량 확대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혁명은 메가트렌드로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지만, 닷컴 버블과 같은 급격한 조정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은 우리 경제의 '양날의 칼'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전환할 경우 파장이 예전보다 클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글로벌 교역 둔화와 올해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6천971억달러로 내다보며, 올해 전망치(7천5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봤다.
미국 통상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조항을 법적 근거로 삼아 전 세계 주요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무효 판결을 내릴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대응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패소 가능성에 베팅해 관세를 돌려받기 위한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는 성장률 개선과 수출 회복 흐름이 이어지며 기존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산업별 회복 속도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K자형 성장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리스크로 남아 있다"라고 분석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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