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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리포트] 젠슨황이 현대차 선택한 이유…IBK투자증권 이현욱

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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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데이터 필요한 엔비디아…'자동차·로봇 수직계열화' 현대차가 적격"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지난 10월 서울 삼성동 일대가 들썩였다. 글로벌 거물 인사들이 이른바 '치맥 회동'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삼성동 깐부치킨을 'K-치킨'의 성지로 만든 이들은 글로벌 산업계를 움직이는 삼인방이었다. 젠슨황 엔비디아 대표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3명의 깐부회동은 엔비디아와 현대차그룹, 삼성전자의 협력을 공식화하는 자리가 됐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 삼성전자를 택한 배경에 주목했다.

이 중에서도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분석한 리포트가 큰 관심을 끌었다. 이달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이 쓴 '젠슨황이 현대차를 선택한 이유 : 피지컬 AI 컴퍼니'라는 보고서다.

80쪽이 넘는 보고서에는 디지털 AI에서 피지컬 AI로 변화하는 AI 시대의 축, 제조기업에서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는 현대차, 이와 맞물려 엔비디아와 협력의 의미 등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서 매수 의견을 제시했던 현대차와 현대오토에버 모두 주가가 상승하면서 남다른 통찰력을 보여줬다.

이 연구원은 "내년을 피지컬 AI의 원년으로 보고 있어 관심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세미나들 다녀보면 자동차 섹터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겠다는 의심들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는 걸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

사진=IBK투자증권

◇AI 시대 핵심은 피지컬로…현대차 수직계열화 '강점'

리포트의 전제는 AI 시대의 축이 디지털 AI에서 피지컬 AI로 전환한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정보 공간의 혁신인 디지털 AI에서 현실 세계를 직접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리포트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피지컬 AI 시대에서 자동차의 역할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산업은 센서 데이터, AI 추론, 제어 기술이 결합해 피지컬 AI가 구현될 가장 이상적인 산업 영역이다.

엔비디아가 현대차를 선택한 배경에 '수직계열화'가 있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뿐 아니라 로보틱스, 스마트 제조, 물류, UAM 사업 등 피지컬 AI 작동할 수 있는 모든 물리 영역의 수직계열화를 갖췄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제조 경쟁사와도 큰 차별점을 두고 있다. 테슬라는 폐쇄적이고, 토요타 같은 일본 기업은 보수적이며 중국 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반면 현대차는 개방성과 실행 속도 면에서 엔비디아의 생태계 확장한 가장 적합한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단순 제조 기업을 넘어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도 젠슨황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으로 꼽았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125조 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센터, 로봇 공장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보고서에 "엔비디아는 현대차에 블랙웰(Blackwell GPU) 5만 장을 공급하기로 약정했다"며 "이는 글로벌 자동차 OEM 중 유일하게 명시적 수량을 약정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와 현대차의 시너지 효과가 명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연산 인프라와 현대차의 제조 역량이 결합해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 속도가 단축되고, 소프트웨어 수익 모델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포트에서 이에 따른 주요 수혜 기업으론 현대차와 현대오토에버를 꼽았다.

현대차는 기존 제조업 밸류에이션에서 벗어나 AI 연산력과 데이터 활용도를 기반으로 한 기업 가치 재평가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오토에버에 대해선 그룹 내 소프트웨어 인프라와 플랫폼 통합을 담당하며, 공장-로봇-차량을 하나로 묶는 '디지털 운영체제(OS)' 운영자로서 수혜를 예상했다.

◇현대차와 엔비디아, 피지컬과 브레인의 결합

"엔비디아 입장에선 칩을 공급해서 자율주행 자체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원한다. 글로벌 톱10 자동차 제조사 중에선 현대차가 적합할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22일 연합인포맥스에 "엔비디아는 자체적인 피지컬AI 데이터 수집을 원한다"며 "자율주행을 잘하고 있는 기업에 데이터를 수집해야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테슬라의 경우 자체 시스템온칩(SoC)을 보유한 만큼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선택지엔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자율주행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부상하고 있지만 레거시 OEM으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토요타는 오히려 자율주행에 대해 보수적으로 사업 방향을 추진하고 있어 속도가 느리다"며 "유럽의 폭스바겐은 내부 개발에서 외부 협력으로 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를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자동차를 포함해 드론과 휴머노이드 등이 있다"며 "글로벌 톱10 OEM 중 자체 휴머노이드를 보유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 보유하고 있다. UAM 사업도 펼치는 만큼 엔비디아 입장에선 전반적인 피지컬AI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현대차만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현대오토에버에 대해서도 포텐셜을 크게 봤다. 현대차가 그룹 전반에 소프트웨어 DNA를 심을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현재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 내부 클라우드와 ERP 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현대오토에버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라기보다 개발된 기술이 잘 구현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곳"이라며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와 물류, 로보틱스까지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현대오토에버가 수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이 연구원이 현대차와 엔비디아 협력 핵심으로 꼽은 건 '피지컬'과 '브레인'의 결합이었다. 피지컬 AI 시대에서 현대차는 '브레인'을, 엔비디아는 '피지컬'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대차는 하드웨어가 뛰어나지만, 아직 브레인 구축이 느리다는 평가로 인한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다"며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징검다리를 확보했다"고 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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