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엔화 가치가 연일 고꾸라지며 연내 최저 수준 가까이 내려앉았다. BOJ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완전히 반영됐던 데다 일본의 마이너스 실질 금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물가 지표 등으로 글로벌 안전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당국의 개입 레벨도 아직은 여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아시아 개장 전 157.777엔까지 오르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이 오르는 것은 엔화 약세를 의미한다.
엔화가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BOJ의 이달 금리 인상이 시장에 완전히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익일물 금리스와프시장에 따르면 BOJ 금리 결정 전에 시장은 이미 100% 가까운 확률로 금리 인하를 점쳤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금리 결정이었으나, 시장에서는 놀라운 일이 전혀 아니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고전적인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했고, 엔화 강세 포지션을 구축했던 투자자들은 BOJ 발표 이후 빠르게 차익 실현에 나서며 엔화 매도 압력을 키웠다.
다음으로 BOJ의 비둘기파적인 메시지와 함께 일본 실질 금리가 계속해서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다.
BOJ는 이달 성명에서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하고, 금융 여건이 경제 성장을 계속해서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정해진 경로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물가 상승률이 2.9%, 명목 기준금리가 0.75%인 상황에서 일본의 실질 금리는 약 마이너스(-) 2.15%에 달한다. 이것은 엔화를 현금으로 보유할 때 구매력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뜻으로, 구조적으로 투자자들의 엔화 투자를 막아내고 있다.
세 번째로,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으로 미국發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강화했다. 미국 11월 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집계 방식 논란에도 시장 예상치인 3.1%를 크게 밑도는 2.7%에 불과했다.
온라인 외환 거래 업체 오안다의 크리슈토프 카민스키 연구원은 "미국의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둔화 압력에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확대됐고,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일본 엔화 대신에 미국 주식이나 달러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외환당국의 경고에도 실제 시장 개입까지 추가적인 달러-엔 환율의 상승 여력이 남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지난 주말 외환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달러-엔 환율이 155엔선을 넘어선 지난달부터 공식적인 시장 개입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나, 당국이 마지막으로 시장에 개입했던 것은 환율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최고치인 161.96엔을 기록했던 지난 2024년 7월이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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