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을 종료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내년도 금융통화위원 구성에도 큰 변화가 예정돼 있다.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신성환 금통위원, 유상대 부총재 등 총 3명의 금통위원의 임기가 종료되면서, 금통위의 역학 구도에 큰 변동이 나타나게 된다.
◇ 이 총재·신 위원, 내년 2분기 임기 종료…비둘기 영향력 축소
23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내년 4월 20일 임기 종료를 맞이한다.
이 총재 이전 총 25명의 역대 총재 가운데 연임을 한 총재는 김유택 전 총재, 김성환 전 총재, 이주열 전 총재 사례가 있었다.
과거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창용 총재의 연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황 변화가 있더라도 이 총재는 내년 1월·2월·4월 등 총 3차례의 금통위를 더 주재하게 된다.
신성환 위원은 오는 5월 12일 임기가 종료된다.
신 위원 역시 4월 금통위까지만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유 부총재의 임기는 오는 8월 20일로 끝난다.
유 부총재는 7월 금통위까지 참석한 뒤 물러나게 된다.
즉, 현재의 금통위를 구성하는 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인사가 교체될 수도 있는 만큼, 금통위의 판 자체가 새롭게 짜여지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 8월 금통위부터 3회 연속 꾸준히 홀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기해온 신 위원이 떠나게 되면, 금통위 내 비둘기파의 입지는 더 약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직전 금통위에서도 신 위원은 기저효과를 제외한 민간부문 회복세가 아직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화적 통화정책이 아직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위원에 더해 이 총재 또한 그간 코로나 금리 인상기와 현 금리 인하기를 이끌어오면서 대체로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금통위 내에서 비둘기파 위원들의 목소리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 이재명 정부가 임명할 금통위원, 금융안정에 초점 가능성
대표적인 비둘기파 위원인 신 위원이 떠난 자리에 어떤 성향의 위원이 오느냐에 따라 금리 결정을 비롯해 포워드가이던스에서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내 금리 전망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포워드가이던스는 현재의 금리 인하 기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점점 더 예민하게 볼 수밖에 없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년 상반기 이재명 정부가 임명할 총재와 금통위원의 성향에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출범 이후부터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등 세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으나, 서울 아파트값이 여전히 불안한 조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8%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상승률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외신 인터뷰에서 과열된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면서, 10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서 옳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조로 볼 때 새로 임명될 총재와 금통위원도 정부의 성향에 맞출수 있는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전보다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는 인사의 비중이 높아지면, 금통위가 보다 매파적인 시그널을 낼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특히 내년 6월 초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보니, 내년 상반기에는 더더욱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금통위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일 한은 총재가 교체된다면 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6월 초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보유세 인상 등 강경한 정책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은 정권 연장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7 jjaeck9@yna.co.kr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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