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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대 그룹 갈무리④] '잘 나가는 사업' 없는 LG…AX로 미래 준비

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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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느낀 구광모, 사장단에 'AX 가속화' 재차 주문

주력 사업 부진으로 그룹 침체…재도약 준비 집중

'AI 원팀' 본격 가동…MS와 데이터센터 협력 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재계 4위 LG그룹에 2025년은 '결코 쉽지 않은 해'였다.

주력 사업인 전자와 화학, 배터리 등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며 그룹 전반이 침체에 빠졌다. '코스피 4,200' 시대 개막으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던 주식 시장에서도 LG그룹주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법.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강조하는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에 집중했다. 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 구조 개편도 서슴지 않았다.

◇"AX 가속화로 생산성·원가 경쟁력 높여야"

23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지난 10일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라고 재차 주문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그룹의 '제조업' 중심 사업구조가 중국의 추격으로 크게 위협 받는 상황에서, AI 전환(AX)을 '핵심 성장 동력' 삼아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구 회장은 AX 가속화를 통해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C레벨 등 주요 경영진이 앞장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에 속도를 내라고 당부했다. AX를 무기 삼아 LG그룹이 직면한 성장 정체를 극복하겠단 구상으로 풀이된다.

발언하는 구광모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당 회의엔 얼마 전 신임 CEO로 선임된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김동춘 LG화학[051910] 사장, 이선주 LG생활건강[051900] 사장 등을 포함해 계열사 CEO 40여명이 참석했다.

LG그룹은 CEO들이 정기적으로 경영 현안을 공유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도록 매 분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올해 마지막 자리였던 만큼, 글로벌 시장 환경을 점검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구 회장이 AX을 강조한 건 처음이 아니다. 취임 이후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LG그룹의 3대 미래 먹거리로 꼽고 꾸준히 육성해오고 있다.

대규모 투자도 병행한다.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약 10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하는데, 이 중 50%를 미래 성장사업 몫으로 배분했다.

◇中에 쫓기는 전자·화학·배터리…위기감 커졌다

다만 올해 유달리 구 회장의 목소리가 컸다. 사실상 사장단을 넘어 LG그룹 전(全) 임직원에게 AX 전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재계에선 구 회장이 그만큼 강하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지금이 LG그룹에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는 뜻이다.

LG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전자와 석유화학(배터리), 통신·서비스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탄탄한 사업구조를 만들었지만, 유독 눈에 밟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이른바 '잘 나가는' 사업이 없다는 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제대로 발맞추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가전은 경기 둔화와 시장 포화,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까지 더해져 점점 설 곳이 줄고 있다. 글로벌 1위 가전기업 LG전자[066570]가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조직 슬림화를 추진한 배경이다.

김정관 장관, LG화학 여수공장 현장 방문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석화는 말할 것도 없다.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으로 수년째 불황의 터널에 갇혀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업계 전반에 대해 구조조정을 추진하지만, 실제 의미 있는 결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이 과정에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불가피한데, 자칫 공급망 붕괴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배터리도 단기 전망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전기자동차 캐즘' 장기화 등의 여파로 몇 년째 '버티기' 중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며 시장이 살아날 2027년 이후만 기다리고 있다.

최근 미국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체결했던 10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하며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 정상화'까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해지 통보 이유는 '정책 환경과 전기차 수요 전망 변화'였다.

◇2026년은 다르다…'AI 원팀'으로 시장 공략 본격화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다른 재계 기업과 비교됐다.

올해 삼성과 SK는 '반도체'로, 한화는 '조선·방산'으로 각각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반면 LG는 조용했다. 두산이 주도한 '원전' 분야와도 일절 접점이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식 시장에서도 똑같이 감지됐다. 코스피 지수가 4,200을 터치하며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으로 불리는 주식들이 고공행진 할 때, LG그룹주들은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 회장도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3월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작심한 듯 여러 차례 '위기'를 거론했다.

그는 "경영 환경의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났지만, 우리의 사업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일부 사업의 경우 '양적 성장'과 '조직 생존' 논리에 치중하며 경쟁력이 하락해 기대했던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확보'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으로 변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AX 역시 그 일환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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