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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내 돈 내고 내가 우량주 사겠다는데, 졸지에 투기꾼 취급이네요. 다주택자 죄악시하던 거랑 뭐가 다릅니까?"
최근 여의도 증권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볼멘소리다.
달러-원 환율이 1,480원을 넘나들자 금융당국이 꺼내 든 칼날이 매섭다. 명분은 투자자 보호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사실상의 자본 통제이자 환율 방어 총력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19일은 증권가 마케팅 부서에 검은 금요일이었다. 금융감독원이 해외주식 실태 점검을 현장 조사로 격상하고 최고 수준의 제재까지 거론되자 주요 증권사들은 앞다퉈 백기를 들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는 물론이고 중소형사까지 전부 '금융시장 정책 및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토스증권은 PC 매매 수수료 혜택을 내렸고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신규 고객 지원금도 자취를 감췄다.
또, 한 증권사는 준비하던 해외주식 실전투자대회도 전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충격으로 다가 온 것은 정보의 제한이다.
키움증권은 구독자 3만 7천 명을 보유한 텔레그램 채널 미국주식 톡톡을 오는 26일 폐쇄한다. 리서치센터 공식 채널보다 2배나 많은 개미가 모인 곳이지만, 단순 시황 전달조차 투자 권유나 과당 경쟁의 빌미가 될까 봐 문을 닫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당혹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후진적 지배구조 등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피해 미국으로 떠났더니, 이제는 그 길마저 막느냐는 것이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국장에서 손실 볼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수익 좀 내려니까 보호해준답시고 하지 말란다", "환율 관리에 실패한 책임을 왜 개인에게 떠넘기나"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급기야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국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이메일을 보내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부당하게 제한하며 미국 투자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급등기에 실수요자까지 투기 세력으로 몰아 대출을 막았던 것처럼, 지금은 서학개미를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돈줄과 정보줄을 죄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증권업계 지형도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최근 해외주식 시장은 절대 강자 키움증권이 주춤한 사이, MTS 편의성을 앞세운 토스증권이 턱밑까지 추격하거나 일부 지표에서 역전하는 등 격변기였다.
토스증권은 간편한 UI와 커뮤니티, 마케팅 등으로 점유율을 늘려왔고 키움증권 역시 수성에 사활을 걸던 차였다. 하지만 당국의 올스톱 지시에 양측 모두 손발이 묶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가 메리츠증권 등 후발 주자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본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뺏어와야 하는 상황에서 무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존 고객층이 두터운 대형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아끼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어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부 이규선 기자)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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