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올해 역대급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으로, 부채 과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산업거래협회(Sifma)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올해 들어 약 1조7천억 달러(약 2천500조 원)에 달하는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업들이 재무 보강을 위해 1조8천억 달러를 발행한 역대 최고치 기록에 근접한 수준이다.
기업들이 부채 상환 연기(리파이낸싱)를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활용했던 지난 2020년과 다르게 올해는 AI 차입 열풍이 크게 작용했다. 메타와 알파벳, 아마존, 오라클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설립은 물론,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의 약 30%가 AI 관련 차입인 것으로 추정됐다.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인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떠안고 있는 부채가 이미 우려할만한 수준이지만, 내년에도 관련 비중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부문 책임자인 에린 스팔스베리는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내년에는 더 많은 발행이 있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고, 시장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여름 무역 긴장 완화와 위험 자산 랠리 속에 기업들의 차입 비용을 뜻하는 미국 국채 대비 투자등급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는 0.74%포인트까지 낮아졌다. 이후 투자자들이 AI 관련 회사채 발행 열풍에 반응하며 스프레드는 0.8%포인트 이상으로 다소 반등했다.
오라클 등 일부 기업이 현재 매출에 비해 AI 차입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졌고, 기술 업종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도세가 촉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회사채 발행이 지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차입 비용은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동시에 내년도 회사채 발행은 AI 이외의 요인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매년 1조 달러 이상의 부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기업들은 대규모 부채 상환 연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활발한 인수합병(M&A) 역시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채권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BofA는 "내년에도 올해만큼 회사채 발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며, 투자등급 회사채 역사상 가장 많은 발행이 이뤄지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D증권의 한스 미켈센 전략가는 "회사채 추가 발행이 투자자들의 수요를 압박하면서 내년 우량 회사채의 국채 대비 가산 금리가 지금보다 약 0.2~0.3%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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