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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대 그룹 갈무리⑤] 퍼스트 무버 노리는 현대차 그룹

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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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올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5년이 되는 해였다. 그룹의 외형과 수익성을 키우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인이 된 정 회장이지만, 과거에 안주하기보다 미래를 구상했다.

그동안 쌓인 현금과 재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굵직한 투자 계획들을 내놨다. 제조 시스템과 제품에까지 AI(인공지능)를 심어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지배구조 개편까지 모습을 드러낼지 이목이 쏠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관세 우려 있었지만…역대급 수익성에 인정받은 리더십

24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작년 영업이익은 14조2천396억원을 나타냈다. 기아[000270]는 12조6천671억원을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첫해인 2020년과 비교하면 현대차는 5.95배, 기아는 6.13배가 뛰었다. 그사이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을 이익률에서 앞서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수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후퇴할 전망이다. 지난 3월부터 발표된 미국의 외국산 자동차 관세(25%) 여파 때문이다. 정 회장의 취임 5주년이던 지난 10월 14일까지 이는 큰 골칫거리였다. 다행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는 15%로 내려갔다. 실적 회복의 전기가 마련됐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재무 데이터]

정 회장 체제 이후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은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과 EV 시리즈는 세계 올해의 차 등 주요 상을 휩쓸었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에 유연하게 대응해 대세인 하이브리드에서 두각을 보였다.

올해로 현지 상장 1주년이 된 현대차 인도 법인은 주가가 25%가량 오르며 위상을 증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달한 자금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운영이나 SDV 개발의 핵심 실탄으로 쓰였다.

그룹에 선진·전문가 DNA를 심기 위해 외부 수혈을 마다하지 않았다. 호세 무뇨스 사장을 비롯해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만프레드 하러 사장(연구개발본부장)까지, 이제 외국인 사장은 여섯 명이 됐다. 연공 서열을 타파한 능력 중심 인사를 정착시켰다. 정 회장을 비롯한 정몽구 명예회장, 정주영 창업회장은 올해 오토모티브 뉴스가 선정한 산업 공헌 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확고한 글로벌 업계 리더로 꼽히고, Z세대 역시 정 회장을 존경하는 리더로서 지지하고 있다.

◇ AI 기업으로 변모할 현대차…대규모 투자 단행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기에는 글로벌 변화가 너무 빠르다. 자율주행을 앞세워 자동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변신 중이다. 도심항공교통(UAM) 등 또 다른 모빌리티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정 회장은 기아 80주년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이 주요 경쟁사 대비 다소 뒤처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중기적으로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앞으로 4년간 미국에 총 260억달러를 투자한다. 자동차와 부품·물류·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부문, 로봇까지 걸친 광범위한 범위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루이지애나주에는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자율주행, AI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로봇 공장도 선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는 깐부 동맹으로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을 도입을 약속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는 5년간 총 125조2천억원의 투자금을 쏟아붓는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25조400억원으로, 직전 5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천억원이 들어가고, 연구개발(R&D) 투자에는 38조5천억원, 경상 투자에 36조2천억원이 투입된다. 미국 관세에 피해를 본 협력사의 피해를 소급 적용해 지원하며 상생까지 챙겼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는 SDV의 완성이다. 자체 운영체제(OS)를 고도화해 전 세계에서 달리는 모든 현대차·기아 차량을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하고, 차가 스마트폰처럼 쓰인다. 현대차 미국 독립법인 '슈퍼널'은 하늘을 나는 차세대 기체를 내놓고, 에어 택시까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수소 가치사슬 'HTWO'를 통한 트램, 선박, 미래 항공기까지 도약하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활용까지 체계화하면 에너지 사업자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 순환출자 구조 언제 깰지 투자자들 관심

사업적으로 성장 못지않게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모이고 있다. 최근 확대한 기업가치를 또 한 번 움직일 모멘텀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국내 10대 그룹 중 현대차는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시가 총액은 이달 들어 210조원을 넘어섰다. 그룹 내에서 쌓은 전문성으로 계열사들이 논캡티브(비계열사) 매출을 늘리며 시너지를 창출했다.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를 모듈/AS 부문과 핵심부품 부문으로 인적 분할 후 모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거론한다. 합병 비율을 시장 친화적으로 조정한다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은 전망한다.

더불어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기아가 지닌 현대모비스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상장하면서 정 회장의 개인 지분을 현금화하는 수순도 언급된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이 지배구조 개편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데이터 바탕 인포그래픽 제작]

DS투자증권은 "결국 분할 전 현대모비스의 가치 상승이 승계 재원 확보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언제 어느 때보다 (이순신 장군) 같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토모티브 뉴스 인터뷰에서는 "미래를 만드는 주체는 고객이며, 그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응답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창업 회장의 신념은 지금도 변함없는 나의 믿음"이라고 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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