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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환율 게임체인저-②] 서학개미는 돌아올까

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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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SE WALL STREET

Traders work on the floor of the New York Stock Exchange on Wall Street on Friday, December 19, 2025 in New York City. U.S. stocks rose on Friday with the Nasdaq up 1 percent. Photo by John Angelillo/UPI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 고공행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집 나간 서학개미들이 국내 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년은 말 그대로 '서학개미의 해'였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22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는 결제금액 기준 약 329억4천만달러 순매수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는 지난 10월 68억달러대 순매수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고환율로 인한 부담이 곳곳에서 불거졌고 외환당국은 이를 '쿨한'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확대 탓으로 돌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당국은 회초리를 들고 이른바 '증권사·서학개미 때리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부터 해외 투자 거래대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키움·토스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 중 절반가량이 손실계좌로 나타난 점,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서 수년간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점검 사유로 들었다.

아울러 금감원은 과장 광고, 투자자의 위험 감수 능력에 맞지 않는 투자 권유, 투자 위험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 등 위법·부당 행위가 적발될 시 해외주식 영업 중단 등 최고 수준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당분간 해외 투자를 유도하는 신규 마케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투자자 보호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증권사 단속을 통해 서학개미를 압박하려는 의중으로 해석되면서 "과도한 관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렌드'된 서학개미…"정점 찍고 소폭 줄어"

서학개미가 언제까지 달러를 더 매수할 수 있을까.

시장의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국 1,500원을 찍어야 환율이 하락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A은행 외환딜러는 "이전에는 미국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만 했었는데, 지금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투자 금액도 상당해졌다"면서 "옛날과는 다른 세상이 온 만큼, 1,500원도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레벨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투자 트렌드가 부동산에서 금융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서학개미가 늘었다는 시각도 있다.

B은행 FX딜링룸 헤드는 "국내는 부동산, 해외는 금융 자산 투자자가 많았는데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젊은 사람들이 집을 매수하기 어려워진 데다, 투자가 다변화되는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금융 자산으로 쏠리는 모습"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개인의 해외 투자가 일부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급격히 줄어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영화 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 9월부터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세가 급증했기 때문에 서학개미 충격이 나타났다"며 "서학개미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10월에 정점을 찍고 11월에 조금 꺾인 만큼, 앞으로도 조금씩 줄어들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개인의 해외투자가 일종의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서학개미 규모가 쉽게 사그라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WGBI 자금 유입·MSCI 편입 추진…"서학개미·外人에 매력↑"

한편,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학개미 중 일부가 국내 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내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 및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추종 자금이 유입돼, 국내 증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해당 이슈가 서학개미의 귀환보다는 외국인 자금 유입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생산성의 확대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한국과 미국 간 생산성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내년 들어 정부가 노력하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과 증시의 MSCI 편입 노력, WGBI 편입자금 유입 등과 함께 국내 투자자의 국내 자본 회귀 및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외환시장이 점차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B은행 헤드는 "그간 코스피가 2,000대에 머물렀을 때 미국 증시가 워낙 좋았다 보니, 미국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최근 서학개미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결국 (해외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서학개미의 해외투자도 어느 정도 조절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단순한 투자 트렌드가 아니라, 규모 면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해외투자 선호 흐름이 지속되는 한 외화수급의 경직적인 흐름이 더 심화해, 원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상수항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개인의 해외투자가 하나의 뉴노멀로 자리잡은 만큼, '서학개미 트렌드'는 단기간에 되돌려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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