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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리포트] 글로벌IB 출신의 '천기누설'…SK하닉 ADR 꺼낸 메리츠 김선우

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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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확산 이후 ADR 상장 검토 공시…"주주가치 제고 큰 그림"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올해 코스피의 주인공은 SK하이닉스다. 세 배 가까이 오른 주가를 설명하기 위해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업황과 AI 수요 확대라는 '돌림 노래'를 되풀이해 왔다.

그러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IB의 눈으로 주가 흐름을 다음 단계로 끌어 올릴 묘수를 찾는 시선도 있었다. 업황이 아닌 자본의 시선, 실적이 아닌 시장 접근성에 주목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ADR(미국예탁증서) 카드는 그렇게 등장했다.

연합인포맥스는 ADR 발행을 통해 SK하이닉스의 구조적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다는 해법을 제시한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의 리포트를 '2025년 올해의 리포트'로 선정했다.

해당 리포트 이후 내용이 확산하자, SK하이닉스는 한 달 만에 ADR 상장을 검토 중이라는 공시를 내기도 했다.

[출처 : 메리츠증권]

◇'완벽한 피어' 마이크론 대비 만년 저평가…통념을 깰 주주환원의 필요성

SK하이닉스의 피어 기업은 마이크론이다. 제품 포트폴리오 및 집중도, 이에 따른 이익 사이클과 주가 등락 등에서 두 업체는 '닮은 꼴'을 보여 왔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대비 늘 저평가 됐다. 압도적 영업 성과에도 그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투자자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향적인 주주환원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주주들의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의 10%를 임직원에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역대급 실적의 결실이 직원들에게도 공유되는 모양새다.

반면, 이 결실을 나누는 과정에서 주주들은 배제됐다. 주가 프리미엄과 주주환원 모두 여전히 모호하다. 지난해 11월 SK하이닉스는 3년 누적 FCF의 50%를 환원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웠으나, 재무 건전성 달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연구원은 "실적은 호황인데, 주주는 훼손된 재무 구조를 복원하기 위해 모호한 과거에 남아있는 판국"이라며 "임직원들에게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한다는 단호하고 명료한 문구와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사의 퍼스트 밴더로서 압도적인 실적을 증명하였음에도 고정 배당금 제도와 불확실한 추가 환원 정책으로 여전히 경쟁사들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부진한 실상"이라고 짚었다.

[출처 : 메리츠증권]

◇'월가행 티켓' ADR…더 큰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야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주주환원을 결정해야 할까. 성장주인 SK하이닉스는 배당을 늘리기보다는 연구 개발과 설비 투자에 현금을 써야 한다. 이때 새로운 주주가치 모델이 필요해진다. 자사주를 활용하는 옵션이다. SK하이닉스는 교환사채 발행을 위한 예탁분을 제외하고, 2.4%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김 연구원은 "단순한 소각 결정보다는 추가 자사주 매입을 통한 ADR 발행 등 동사의 적극적 밸류에이션 개선 의욕이 필요하다"며 "회사의 입장에서는 경영권 참여 요구 등 잠재적 리스크 요인도 고려하겠으나, 주주 친화 효용이 수반 비용을 크게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TSMC와 ASML은 ADR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 TSMC는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자사주가 ADR의 재료가 되었고, 현재 200개 이상의 미국 내 ETF가 TSMC를 담고 있다.

현재 캐피탈 그룹을 비롯한 일부 거대 펀드만 SK하이닉스에 적극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개선된다면 보다 효과적인 리레이팅이 가능하다.

그는 "이 사례는 SK하이닉스가 ADR을 검토하는 데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며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는 구조를 확보한다면 이는 유동성 보완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의 투자 순환망 속으로 직접 편입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출처 : 메리츠증권]

◇ADR 발행이 주주 가치와 충돌한다는 건 '몰이해'

다만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에 관한 소식이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이러한 선택이 오히려 주주 가치를 저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10조원 수준의 자사주 규모로는 ADR 발행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소각되어야 할 자사주가 ADR 형태로 유통되면서 주주의 주당순이익(EPS) 개선 효과가 희석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앨리엇이 삼성전자에 주주행동주의를 펼쳤을 때도 나스닥 상장을 요구했었다"며 "ADR은 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ADR은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있다"며 "그런데도 선진 시장의 요건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DR 발행이 상법과 충돌한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자사주 2.4%만 ADR로 전환할 것이란 생각은 큰 그림을 못 보는 것"이라며 "회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 시장과 일부라도 밸류에이션을 일원화하는 게 리레이팅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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